與 영입인재 2호 원종건, 미투 논란에 자격 반납·불출마
진중권 "여야, 국민 심금 울렸단 이유로 경쟁적 영입"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인 원종건 씨가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제21대 총선에 지역구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8일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논란으로 자진 사퇴한 원종건(27) 씨에 대해 "정치권 '인재영입 쇼'의 본질을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미투'와 별도로 원종건 사건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정치의 이벤트화'라는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주목해야 할 것은 이 친구가 민주당으로 가기 전에 동시에 두 군데에서 영입제안을 받았다는 SNS글을 올렸다는 거다"라며 "거기에 따르면 한 당에서는 비례대표, 다른 당에서는 지역구 공천. 앞의 당은 한국당, 뒤의 당은 민주당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이어 "이 친구, 자기가 어느 당으로 가야 할지 네티즌들에게 묻고 있더라"며 "결국 정치를 시작하는 데서 이 친구에게 중요한 것은 이념, 정책, 철학 같은 것이 아니었다. 비례냐 지역구냐 이중 어느 것이 커리어에 좋겠냐는 거다"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쇼핑몰에서 물건 구입할 때 두 옵션의 장단점을 비교하며 하는 고민이랑 하나도 다르지 않다"면서 "한 마디로 이 판촉 이벤트가 '정치'를 증발시켜 버린다는 거다"라고 거듭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두 정당에서 정치 할 준비가 하나도 돼 있지 않은 인물을, 다른 당으로 가도 아무 무리 없을 인물을, 오직 과거에 TV 방송에 나와 국민의 심금을 울렸다는 이유만으로, 그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으며, 지금은 어떻게 사는지 아무런 검증 없이 경쟁적으로 영입하려 했다"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이 감성 마케팅은 카메라 앞에서 연출되는 허구적 이미지 속으로 진짜 '정치'를 사라지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사진=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캡처 |
27일 자신을 원 씨의 전 여자친구라고 밝힌 여성 A 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원 씨는 여자친구였던 저를 지속적으로 성 노리개 취급해왔고 여혐(여성혐오)과 가스라이팅으로 저를 괴롭혀왔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원 씨가 했던 행동들은 엄연히 데이트 폭력이었고, 전 진심으로 사과를 받고 싶었는데 그는 전혀 미안하다고 하지 않았다"며 "구글에 원종건만 검색해도 미투가 자동으로 따라붙는다. 지금은 내려갔지만, 네이버에도 해당 단어가 뜨곤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는 거 전혀 무섭지 않다. 제가 말한 사건들은 증거자료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명백한 사실이기 때문에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면 본인의 만행을 인정한다는 의미가 된다"며 "공인이 아니어도 충분히 비판받아 마땅한 사건인데 이대로 묻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확산하자 원 씨는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21대 총선 영입인재 자격을 스스로 당에 반납하겠다"면서 "한때 사귀었던 여자친구가 저와 관련한 내용을 인터넷에 올렸다. 논란이 된 것만으로도 당에 누를 끼쳤다. 그 자체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다만 원 씨는 미투 의혹에 대해선 "올라온 글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허물도 많고 실수도 있었던 청춘이지만 분별없이 살지는 않았다.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려 참담하다"고 부인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