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지지’ 발언 겨냥한 비판도 확산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2호’ 원종건씨가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 세례를 받고 있다. 뉴스1 |
“페미니즘은 시대정신이다.” “페미니즘 목소리가 이 사회에 얼마나 반영되고 있는지 살펴보면 반영률 자체는 실제 높지 않다. 언론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공론화하는지, 이를 정치권에서 얼마나 정책과 법안으로 연결시키는지 점검해 반영률을 높여야 한다.”
오는 4·15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두 번째로 영입한 인재인 ‘이남자’(20대 남자) 원종건(27)씨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정부·여당의 페미니즘 정책에 대한 20대 남성의 반감에 대해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페미니즘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것이다.
그랬던 그가 전 여자친구에게 데이트 폭력과 성적 학대를 일삼았다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폭로로 영입인재 자격을 반납하자, 원씨뿐 아니라 그를 영입했던 민주당까지 거센 비판을 감내해야 할 처지가 됐다.
원씨는 2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입인재 자격을 스스로 당에 반납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씨는 미투 내용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 허물도 많고 실수도 있던 청춘이지만 분별없이 살지 않았다”며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려 참담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제게 손을 내밀어준 민주당이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다”면서 “아무리 억울함을 토로하고 사실관계를 소명해도 지루한 진실공방 자체가 부담을 드리는 일이다, 그걸 견디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28일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자격을 자진 반납하겠다고 밝힌 원종건씨가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앞서 전날 자신을 원씨의 옛 여자친구라고 소개한 한 누리꾼이 그에게 데이트 폭력과 성적 학대 등을 당했다는 내용의 미투 폭로글을 인터넷에 올리며 논란이 일었다. 원씨는 전날 밤늦게까지 당과 상의한 끝에 영입인재 자격 반납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씨는 과거 시각장애인 어머니와의 이야기로 방송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민주당은 이 같은 ‘스토리’와 함께 정부·여당에 등을 돌린 20대 남심(男心)을 공략하기 위해 원씨를 영입했으나 결국 역풍만 맞게 됐다.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와 온라인 공간 곳곳에서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원씨를 “조국(전 법무부 장관) 주니어”라며 “입으로는 페미니즘을 외치며 몸으로는 여성 혐오와 데이트 강간, 이 위선이야말로 지난 몇 달 간 당·정·청과 그 지지자들이 목숨 걸고 수호해온 민주당의 핵심 가치 아닌가”라고 비꼬았다. “남성 페미니스트는 위선 그 자체”라거나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제는 ‘미투 아웃’까지 외치겠다” 같은 댓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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