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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템파베이' 최지만 MLB 활약상

풀타임 2년차 최지만 "주전 경쟁? 늘 하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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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20시즌에도 활약을 약속한 탬파베이 레이스 최지만. 고양=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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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경쟁이 치열하지만 최지만(29·탬파베이 레이스)의 표정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빅리그 풀타임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최지만이 탬파베이를 더 높은 곳까지 올려놓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최지만의 2019시즌은 본인 스스로 100점을 매길 만큼 훌륭했다. 127경기에 나와 타율 0.261(410타수 107안타), 19홈런, 63타점을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 안타 모두 데뷔 이후 개인 최다였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WAR,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는 2.0이었다. 홈런 딱 한 개만 더 쳤다면 추신수(38·텍사스 레인저스)와 강정호(33·전 피츠버그)에 이어 한국인 타자 세 번째로 20홈런도 달성할 수 있었다.

탬파베이는 최지만에게 여섯 번째 팀이다. 2009년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했고, 이후 볼티모어 오리올스(2016년), LA 에인절스(2016년), 뉴욕 양키스(2017년), 밀워키 브루어스(2018년)를 거쳐 탬파베이에서 2시즌을 치렀다. 최지만은 "불화가 생겨 팀을 옮긴 적은 없다. 한국에선 트레이드를 꺼리지만, 미국은 전혀 아니다. 제일 좋은 조건을 찾아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기회가 오지 않아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이겨낸다'기보다는 '참자'는 생각으로 버텼다"고 했다.

'처음 탬파베이에 대한 느낌이 어땠는지' 묻자 최지만은 "처음엔 '집(애리조나)에서 멀다"란 생각을 했다. 팀 컬러도 재밌고, ‘으쌰으쌰’하는 분위기가 있다. (일부러 세리머니도 하면서)내가 빨리 적응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양키스가 엄하다고는 하는데 난 잘 맞았다. 다만 팀이 플레이오프에 가느라 기회(빅리그 6경기 출전)를 얻지 못해 아쉬웠다. 그래도 동기부여가 됐다"고 떠올렸다.

탬파베이는 지난해 연봉 총액 28위(5547만6866달러, 약 648억원)의 스몰 마켓 팀이다. 선수 전원 연봉을 합쳐도 MLB 최고액(3766만6666달러)을 받는 마이크 트라우트(에인절스) 2년치 몸값도 안 된다. 하지만 뉴욕 양키스에 이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2위(96승66패)로 포스트시즌까지 진출했다. 최지만은 "재밌는 시즌이었다. 선발진이 약하다는 평가도 있고, 그런 성적을 거둘 수 없다고 했지만 디비전시리즈까지 올라가서 좋았다. 모든 선수가 제 몫을 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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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투수 디에고 카스티요와 최지만,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USA투데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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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파베이를 이끄는 리더는 43세의 젊은 감독 케빈 캐쉬다. 현역 시절 그는 스타가 아니었지만 은퇴 이후 지도자로 높은 평가를 받았고, 2015년부터 탬파베이를 이끌고 있다. 3년 동안은 5할 승률에 미치지 못했지만 2년 연속 90승 이상을 거뒀다. 최지만은 "캐시 감독은 정말 선수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린다. 선수들끼리 단합을 하는 자리에도 끼어들어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가장 절친한 동료는 지난해 33홈런을 터트린 강타자 오스틴 메도우스(25)다. 최지만은 "메도우스와 가까운 곳에 살아 메도우스의 아내와도 함께 시간을 보낸다. 둘 다 낚시를 좋아해 같이 가기도 한다"고 했다. 최지만은 "올해 보스턴이 (예산을 줄이면서)우승 경쟁에선 한 발을 빼지 않았나. 와일드카드는 기본이고, 작년보다 더 높이 가고 싶다"고 했다.

탬파베이는 '저비용 고효율' 팀이다. 선발투수 3~4명으로 로테이션을 꾸리면서 '오프너' 전략을 자주 썼다. 야수 역시 좌우 투수 유형에 따른 플래툰을 자주 기용한다. 최지만 역시 왼손투수가 선발일 땐 출전기회가 많지 않았다. 최지만은 "사실 왼손에 잘 못 치긴 했지만, 그런 이미지가 쌓인 게 큰 것 같다"고 했다.

최지만의 항변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왼손투수를 상대할 기회조차 없어서다. 그는 "매년 70타석 이하로 왼손투수를 상대했다. 자주 못 보니까 더 어렵다. 200~300타석 나가서 못 친다면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샘플(13경기)이 적긴 하지만 좌완 상대로 선발 출전해 여러 번 상대했을 땐 성적이 좋았기 때문이다. 좌완 상대 선발 통산 OPS(출루율 장타율)는 0.996이었다. 최지만은 "그랬느냐. 나도 잘 몰랐는데… 다음엔 코칭스태프에게 그 기록을 말해야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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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만은 곧 플로리타 스프링캠프지로 떠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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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좋은 성적을 냈지만 최지만은 올시즌도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거포 유망주 네이트 로우(25), 세인트루이스에서 이적해온 호세 마르티네스(32), 그리고 올시즌을 앞두고 탬파베이가 2년 1200만달러에 계약한 일본인 강타자 쓰쓰고 요시토모(29)와 1루 및 지명타자를 놓고 다퉈야 한다. 메도우스도 1루나 지명을 맡을 수 있다. 최지만은 "경쟁은 아무렇지 않다. 마이너 시절부터 쭉 해온 것이고, 은퇴할 때까지도 경쟁하는 곳이 미국이다. 심각하게 생각하지도 않고, 휘말릴 생각도 없다"고 했다.

최지만은 어찌 보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최적화된 선수인지도 모른다. 같은 지구 팀 상대로 잘 쳤기 때문이다. 최지만은 "별 이유는 없는데 그렇더라"며 "사실 양키스(17경기 2홈런, OPS 0.798)는 한 번 뛴 팀이라 더 잘 하고 싶다. 보스턴(22경기 2홈런, OPS 1.112) 홈구장(팬웨이파크)에 가면 내가 메이저리거란 사실을 느끼게 된다"고 했다. 특히 최지만은 류현진의 소속팀 토론토의 홈구장인 로저스센터(16경기 4홈런, OPS 1.640)에서 아주 강했다. 최지만은 "날씨도 너무 좋고, 한국인들이 많이 사시는데 응원을 많이 해주신다. 감사드린다. 올해 현진이 형도 있어서 한국 분들이 더 많이 오실 것 같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고양=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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