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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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만나 당 지도체제를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고 비대위원장 직을 달라고 요구했다. 사실상 손 대표 퇴진을 요구한 것이다. 손 대표는 안 전 대표의 제안에 "유승민계와 다른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신의 사퇴를 전제로 한 비대위 구성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귀국 후 8일만에 손 대표를 만나 당의 진로를 논의했다. 회동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손 대표는 "안 전 대표가 '지도 체제 개편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비대위 구성을 제안했다"며 "비대위 구성을 누구에게 맡기면 좋을지 물어보니 '저에게 맡겨주면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안 전 대표는 그러면서 손 대표에게 28일로 예정된 자신과 바른미래당 소속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 호남계 의원들의 오찬 전까지 답을 달라고 기한을 제시했다고 한다.
손 대표는 안 전 대표의 제안을 수락할 것인지 묻는 말에 "검토해봐야 한다"면서도 "안 전 대표가 얘기한 것이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유승민계와 다른 게 없었다. 지도체제 개편의 이유나 방법, 왜 본인이 (비대위원장을) 해야하는지 얘기가 없었다"고 했다. 손 대표의 이같은 대답을 두고 사실상 당권을 요구한 안 전 대표의 제안에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손 대표는 안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거론했냐는 질문에는 "거기에 대해 특별한 얘기는 없었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손 대표와 함께 어려움에 처해있는 당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 그 활로에 대해 깊이있는 대화를 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일각에서 보수통합의 대상으로 자신이 언급되는 데 대해 "4년전(20대 총선)에도 야권이 통합하지 않으면 여권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는데, 왜 이렇게 달라진 게 없나"며 보수통합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거듭 확인했다.
손 대표는 이날 안 전 대표 도착 10여분 전부터 그를 기다렸다. 손 대표는 안 전 대표가 도착하자 "본가(本家)인 바른미래당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하고 축하하고 감사하다"고 했다. 또 "아버지 생신이었다고 들었다"라며 안부를 묻고, 안 전 대표가 귀국 후 방문한 인천공항, 현충원, 광주 일정을 일일히 거론하며 관심을 나타냈다.
손 대표는 "우리 안철수 대표에 대한 기대, 아주 크다. 안철수 현상을 일으킨 장본인"이라며 "대선이다, 서울시장선거다 하면서 안 대표에 대한 기대가 조금 줄어든 면이 있기는 하지만 참신하고 정직하고 올바른 정치가 서야 한다는 면에서 안 대표와 같은 새로운 정치인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했다. 이어 "안 전 대표가 '실용 중도 정당'을 강조했는데, 바른미래당과 저 손학규가 그동안 지향하고 실천해온 바와 같다"면서 "보수통합, 자유한국당은 안 가겠다고 확실하게 말씀해주셔서 안심했다"고 했다.
[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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