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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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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선택론' vs '정권심판론'… 여야 거물들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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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81]

민주당은 권역별 차기주자 전진배치, 보수야당은 거물급 수도권 편대출마

4·15 총선이 8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與野) 정치권이 본격적인 총선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여야는 설 연휴가 끝나면 곧바로 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공천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히 상대 당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중량감 있는 거물들을 어디에 배치할 지를 둘러싼 여야 간 수싸움도 치열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권역별로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이 있는 인물들을 앞세워 전국적인 세몰이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반면 자유한국당 등 보수 정치권은 보수 통합 논의가 진행 중인 탓에 주요 인사들의 출마지가 유동적인 상황이다. 그러나 보수 통합이 성사될 경우 거물급들을 수도권에 총출동시켜 정권 심판론에 불을 붙이겠다는 구상이 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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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총리,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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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종로·김두관 PK行…권역별 필승카드 배치 속 임종석 복귀 가능성도

민주당은 설 연휴를 앞두고 권역별로 거물급 인사들의 출마를 확정짓는 등 총선 준비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정치권의 주목을 받았던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예상대로 서울 종로 출마가 확정됐다. 그는 지난 15일 민주당으로 복귀한 지 8일만인 지난 23일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현재 대선주자 지지도 1위를 기록 중인 이 전 총리가 종로 출마를 선언하기까지 여론의 관심을 집중시키며 '이낙연 효과' 극대화 전략을 구사했다. 이해찬 대표가 이 전 총리에게 종로 출마를 제안하고, 이에 이 전 총리가 숙고 끝에 이를 수용하는 모양을 갖춘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를 회고적 투표로 끌고 가려는 야당의 '정권 심판론'에 맞서 차기 주자를 앞세우는 '미래선택론'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월 총선에서 서울 등 수도권과 함께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이 최대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 민주당은 PK 광역단체장 3곳(부산시장·울산시장·경남지사)을 석권했지만 총선을 80여일 앞둔 현재 우세를 장담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내부에서는 작년 하반기부터 '조국 PK 차출론'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 실장 징발론까지 일었지만 모두 무산됐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결국 경기 김포갑을 지역구로 둔 김두관 의원을 PK 지역에 출마시키기로 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리틀 노무현'으로 불릴 정도로 지역에서 인지도와 대표성을 갖춘 인물인 만큼 PK 세몰이에 적격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거물급 권역별 배치는 4·15 총선에서 지역별 필승카드를 앞세워 전국 선거 판세를 유리하게 끌고 가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각 지역 대표성을 갖고 있는 차기 주자급 정치인들을 전면에 내세워 권역별 맞춤형 유세를 펼치겠다는 것이다. 서울 등 수도권의 이낙연 전 총리, PK의 김두관 의원과 함께 대구·경북(TK)은 김부겸 의원, 충청은 이해찬 대표, 강원은 지난해말 특별사면된 이광재 전 강원지사 등이 직접 출마하거나 선거 유세를 주도하는 식으로 선거전을 끌고 가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이었지만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에게 주도권을 빼앗긴 호남에는 내세울 만한 거물급 인사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민주당 안팎에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정계복귀론이 흘러나오는 이유다. 전남 장흥 출신인 임 전 실장은 지난해 11월 제도권 정치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지난 21일 민주당 정강·정책 방송 연설자로 등장하면서 정치 일선 복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도 이해찬 대표가 지난 16일 임 전 실장을 만나 직접 총선 출마를 요청하는 등 임 전 실장 복귀 모양새 만들기에 들어갔다.

임 전 실장 출마지를 두고 민주당 안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불출마로 빈 서울 광진을이나 임 전 실장의 전 지역구인 서울 성동을 등이 구체적으로 거론했지만, 호남 출마도 여전히 매력적인 카드로 고려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임 전 실장은 처음에 종로 출마를 희망했지만 이 전 총리가 출마가 확정된만큼 '호남의 맹주'라는 타이틀이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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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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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험지·비례 출마 전략적 숙고중, 유승민 수도권 출마 가능성도

민주당이 권역별로 대표 주자를 속속 배치하며 공천 밑그림을 그려나가는 것과 비교해, 야당 주요 인사들의 출마지는 안갯속이다. 보수 야당 통합 작업이 아직 진행 중인 탓이 크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지난 3일 서울 광화문 집회에서 "수도권 험지(險地)에 출마하겠다"고 했다. 황 대표의 이 발언 이후 정치권에서는 그가 종로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이낙연 전 총리와 전직 총리 간 '빅매치' 성사 가능성도 거론됐다.

다만 황 대표가 이후에도 수도권 험지가 어디를 뜻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으면서, 서울 용산, 구로을 등 다른 지역도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황 대표는 최근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도 다시 열어 놓았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비례대표도 선택지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선택할 수 없는 건 없다"며 "아직 결정할 시간이 남아있다"고 했다. 지난 2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비례 출마 가능성을 묻는 말에 "지금 한 (비례) 15번쯤 얘기하는 거 같은데, 우리 당에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출마 방향을 정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러한 황 대표의 태도를 놓고 당내에서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려는 것 같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새로운보수당 등과 중도·보수 통합 논의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종로 출마를 확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또 민주당이 이낙연 전 총리를 일찌감치 종로 후보로 확정해놓고 황 대표를 자극하는 상황에서 이에 호응해줄 이유가 없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이 때문에 황 대표 출마 지역 등은 보수 통합 논의가 어느 정도 본 궤도에 오른 이후 정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황 대표의 고민이 길어지면서 다른 주요 인사들의 출마지역도 정해지지 않고 있다.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해까지 대구 수성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한국당 총선기획단이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청하면서 대구 출마 뜻을 접었다. 김 전 위원장은 10년 이상 살고 있는 서울 종로 출마를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황 대표 종로 출마 문제와 맞물려 최종 결정을 못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 측 관계자는 "당에서 먼저 어느 지역에 출마해달라는 요청이 있으면 그때 다시 논의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당 지도부의 험지 출마 요청에도 마지막 총선 출마는 고향(창녕)에서 하겠다며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 출마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자신을 컷오프하지 않는 이상 당내 경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자신하는 만큼, 당 공천관리위원회를 설득하겠다고 한다. 한국당 안에서는 "한국당 당권을 황 대표에게 내준 상황에서 차기 대선후보 경쟁을 위해 홍 전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는 PK를 기반으로 반드시 생환해야 한다는 진지전을 펴려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은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유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새보수당 대구시당 창당대회에서도 "대구 동구을 선거구가 저에게 가장 어려운 곳이다. 그 어려움을 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당과 새보수당 일각에서는 보수 통합이 이뤄지면 유 위원장이 수도권에 출마해 문재인 정권 심판론을 이끌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유 위원장도 최근 들어서는 수도권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은 모습이다. 그는 지난 22일 새보수당 회의 후 수도권 출마 가능성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했다. '수도권에 출마하지 않겠다'고는 하지 않은 것이다. 새보수당의 한 관계자는 "유 위원장이 보수 정치인 중에서 상대적으로 수도권과 2030세대의 지지가 앞서 있다고 보기에 보수 통합이 성사되면 유 위원장도 수도권 출마를 고민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국당 관계자도 "보수 통합이 성사되면 황교안·유승민·김병준·오세훈 등 보수 정치권 대표주자들이 서울 등 수도권에서 편대 출마로 바람몰이에 들어가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고 했다.

◇안철수는 불출마, 심상정은 고양서 4선 도전

최근 정치 일선에 복귀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4월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 패배 후 독일로 건너갔다 지난 19일 1년 4개월 여만에 귀국했다. 안 전 대표는 귀국 기자회견에서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면서 "중도 실용 정당을 만들어 (21대) 국회가 실용적이고 중도적인 문제해결 능력이 있는 사람들로 채울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서겠다고 했다.

지난 대선에서 6.17% 득표율로 4위를 한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경기 고양갑에서 4선에 도전한다. 심 대표는 고양갑에서 19대 총선 때는 민주당과 후보단일화를 통해 49.37% 득표율로 당선됐다. 20대 총선 때는 민주당과 후보단일화가 불발됐지만 52.97% 득표율로 지역구 재선에 성공했다.

[김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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