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공천 과정에서 인간적으로 힘든 일을 강행해야 할 수도"
黃 공천권과 공천위 자율성 조화, 통합 신당 출범시 공천위 재구성 문제 변수될 듯
자유한국당 총선 공천관리위원회가 23일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김형오 공천위원장이 선임한 공천관리위원 8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공천위원으로는 한국당 안에서 박완수 사무총장과 김세연 의원, 외부에서 이석연 전 법제처장, 최대석 이화여대 교수, 조희진 전 서울동부지검장, 최연우 휴먼에이드 이사, 이인실 서강대 교수, 엄미정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전문위원 등이 임명됐다.
자유한국당 황교안(왼쪽) 대표와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뒤쪽은 김세연 의원./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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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어떤 잡음과 외부 압력에도 결코 굴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공관위원으로 추천된 분들은) 우리가 왜 미래를 잃고 있는지를 두고 나름대로 뼈아픈 고민과 철학을 가진 분들"이라며 "모두 혁신공천에 공감을 표했다"고 했다.
공천위원으로 임명된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이날 '후발제인'(後發制人·한 발 물러난 후에 상대방을 제압한다)을 언급하며 "황 대표를 포함해 공천 업무에 대해선 당에서 손을 떼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나는 계파에 관심도 없고 모른다"며 "국민을 감동시키고 국민 속으로 파고 들고 국민과 화합적 결합할 수 있는 공천을 하겠다"고 했다.
김세연 의원은 "불과 67일 전에 제가 당을 해체해야 한다고 했던 당의 공천관리 직무를 맡는 게 적절한가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있었다"면서도 "총선 전 한국당의 물리적인, 완전한 해체가 실현가능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차선책으로 공관위 직무를 맡아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작년 11월 총선 불출마 선언에서 당 해체와 함께 황 대표 사퇴를 요구했었다.
황 대표는 임명장 수여식에서 "오직 국민만 바라보면서 국민을 위한 공천을 해주실 것을 당부한다"며 "앞으로 공천 과정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인간적으로 힘든 일을 강행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황 대표는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없어지려면 무엇보다도 엄정하고 공정해야 한다"며 "한 발 잘못 디디면 낭떠러지인 벼랑 끝에서 맞서 싸운다는 절체절명의 사명감으로 임해달라"고 했다. 그는 '공천에 손을 떼 달라는 공개적인 요구가 나왔는데 동의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공관위에서 자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당 안에서는 공천위가 출범했지만 황 대표 말처럼 험로를 만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황 대표는 4월 총선 공천에서 현역 의원 50% 교체 방침을 세워놓았다. 공천위가 이런 기조 아래 '공천 칼질'을 하다보면 교체 대상에 포함된 현역 의원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 황 대표가 공천위의 자율성을 존중하겠다고 했지만 공천위가 황 대표 의중을 배제한 공천을 밀어붙일 경우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다.
현재 추진 중인 새로운보수당과의 통합도 변수다. 통합 신당이 출범할 경우 한국당 공천위를 어떻게 할 것인지도 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은 전날 '김형오 공천위'에 대해 "새보수당과는 아무 관련이 없고 그 문제에 대해 좋다 나쁘다 입장을 밝힐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에선 공관위원장 임명을 두고 새보수당 동의를 구한다느니 공관위원 선임에 대해 우리의 의견을 묻는다는 말이 있는데 아무 관련이 없다"고 했다.
[김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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