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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국방부가 9ㆍ19 군사합의에 따라 여건에 맞게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철거를 추진한다. 특히, 북한의 호응이 없어도 진행할 수 있는 사안은 독자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후 육ㆍ해ㆍ공 3군 지휘부가 모여있는 충남 계룡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관으로 열린 '2020년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이러한 추진 계획을 보고했다. 이 자리에서 국방부는 국방부는 올해에도 DMZ 내 GP 철수를 위한 대북 협의를 진행할 계획으로, 비례성원칙을 적용해 동부ㆍ중부ㆍ서부 지역별 단계적 GP 철수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9ㆍ19 군사합의로 남북은 GP 11개를 시범 철거하기로 했고, 10개를 철거했다.
군 당국은 또 GP 시범철수가 끝나면 차후 DMZ의 평화적 활용 목적에 따라 일부 GP를 보존하는 방안을 북측과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시범철수 GP 가운데 동해안 지역 1개(남한)와 중부지역 1개(북한)에 대해서는 병력과 화기를 철수하되 파괴하지 않고 원형을 보존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원형이 보존되는 우리측 동해안 GP는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직후 최초 설치된 곳이다. 과거 '369GP'로 불렸던 이곳은 북한 GP와 580여m 거리에 있다. DMZ내 남북 GP 사이 거리가 가장 가깝다. 산 정상에 설치돼 북한지역 해금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남북의 GP철수는 지난해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미 관계가 급속히 악화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나머지 GP 철거는 '유야무야' 됐다. 현재 DMZ 내 GP는 한국군 60여개 북한군 150여개가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추가적인 GP 철거를 위해서는 북한과 협의가 우선돼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는 DMZ 국제평화지대화와 DMZ 평화의 길 조성도 지원할 계획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 DMZ 국제평화지대화 구상을 내놓으면서 판문점과 개성을 잇는 평화협력지구를 지정하고 DMZ 내 유엔기구 및 평화ㆍ생태ㆍ문화기구를 유치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국제평화지대화 구상은 DMZ 내 유엔기구 및 평화ㆍ생태ㆍ문화기구 유치, 유엔지뢰행동조직과 DMZ 지뢰 협력 제거 등을 골자로 한다.
국방부는 지난해 특수기동지원여단을 창설하고 DMZ 지뢰 제거를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올해는 민간ㆍ국제기구가 참여한 법령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DMZ 인근 접경지역 10개 지방자치단체를 경유하는 도보 여행길 500여㎞인 평화의 길은 지난해 일부 구간 개방됐다. 지난해 4월부터 고성, 철원, 파주 3개 구간을 개방했고, 내국인 총 1만4000여명이 방문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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