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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정부가 호르무즈해협의 파병을 결정했다. 필요한 경우 바레인에 사령부를 두고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해양안보구상(IMSCㆍ호르무즈 호위연합)에 참여하기로 해 적극적인 파병 활동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파병 결정 분위기는 지난 16일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때부터 감지됐다. 국가안전보장회의는 앞서 9일 회의에서는 "중동지역에서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하였다"고 밝혔으나, 이날 자료에서는 "국민과 기업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선박의 안전한 자유 항행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였다"고 문구가 바뀌었다.
이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에 대해 "최근 중동 지역 정세와 관련해 우리 국민과 기업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우리 선박의 안전한 자유항행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내부적으로 상당 부분 진척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그동안 한국 정부를 향해 호르무즈 해협 공동방위에 동참할 것을 요청해 왔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지난 7일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도 중동에서 많은 에너지 자원을 얻고 있다"며 "한국이 그곳에 병력을 보내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국방부는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더라도 필요한 경우 IMSC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미측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우리 정부는 독자적 파병을 결정한 것을 알려진 것과 다르다. 우리 정부가 IMSC와 협력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은 국민ㆍ기업의 안전이나 원유 수급 상황 등을 고려해 호르무즈 해협의 투입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란이 수도 테헤란 부근에서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격추하며 정부의 '국민 안전 확보' 당위성은 커지고 있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청해부대가 호위연합체에 참여한다면 호르무즈해협까지 들어가 작전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이와 달리 일본은 독자파병을 가닥을 잡았다. 일본은 해상자위대 호위함 1척과 P3C 초계기를 보내 호르무즈 해협이 아닌 오만만, 아라비아해 북부 공해, 아덴만 공해에서 독자적으로 활동하게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일본은 방위비분담금 문제에 있어 파병을 지렛대로 사용했을 수 도 있다. 주일미군 주둔 비용 중 일본 쪽 분담금은 2016년부터 내년까지 5년간 9465억엔(약 10조 3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두 나라가 체결한 협정에 따른 것으로, 2021년 3월 말 협정 기간이 만료된다. 새로운 협정을 위한 양쪽의 협상은 내년부터 본격화된다.
우리 정부도 난항을 겪고 있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해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결정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이 주도하는 '공동 방위'에서 한발 빠지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중동 정세 안정에 기여하는 것은 이란과의 관계를 고려한 일종의 '절충안'으로도 읽힌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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