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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정부가 청해부대를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보내게 되면 청해부대의 작전임무 구역은 현재보다 3.5배로늘어난다.
21일 군에 따르면 그동안 청해부대의 작전구역은 소말리아 아덴만 해상이었다. 이 구역에서 선박 호송작전을 펼치면 1130㎞정도다. 하지만 오만 살랄라항을 기준으로 오만만과 호르무즈 해협, 아라비아만, 이라크 주바이르항 인근까지 2830여㎞를 확장해 임무를 수행하게 됐다.
청해부대 31진 왕건함(4400t급)은 이날 오후 5시30분 오만 무스카트항에서 30진 강감찬함과 임무를 교대한다. 왕건함은 호르무즈 해협 일대 임무 수행에 대비해 어뢰 등 대잠무기와 무인기 및 항공기 위협에 대비한 대공무기, 수중 위협에 대응해 음파탐지 센서 등을 보강한것으로 알려졌다.
임무를 교대한 이후 곧 실제 작전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작전은 왕건함 함장인 황종서 대령의 1차 판단으로 이뤄진다.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한국 선박이 수송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적대세력 공격 징후 등 위협 요소가 식별되면 합참에서 청해부대를 작전 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 호르무즈 호위연합(IMSCㆍ국제해양안보구ㆍ)에서 타국 선박의 호송을 요청할 경우 이 임무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청해부대는 능력과 제한사항 범주 내에서만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좁은 해협으로 중요한 원유 수송로 평가받는 곳이다. 그 중 가장 좁은 구간은 국제법상 이란의 영해에 속한다. 이란산 원유는 미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조치 이후인 지난해 4월부터 국내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수입 원유 비중은 사우디아라비아가 28.2%로 가장 많고, 쿠웨이트 14.1%, 미국 12.7%, 이라크 10.9%, 아랍에미리트(UAE) 7.8% 순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이라크 등 산유국들은 전 세계 수요량의 30%에 달하는 원유 중 대부분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보낸다.
호르무즈 해협 안팎에서는 지난해 5월 초 미군의 항공모함 전단, 폭격기 편대 증파를 시작으로 유조선 4척 피습(5월12일)에 이어 유조선 2척 피습(6월12일), 미군 무인정찰기 격추(6월20일), 이란의 유조선 억류(7월14일) 등 악재가 잇따라 터졌다. 걸프 해역의 유조선을 공격대상으로 삼아 '유조선 전쟁'으로 불렸던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중반의 위기 이후 분위기처럼 험악해졌다는 분석이다.
1984년 이라크의 이란 원유수출항 하르그섬 공격으로 촉발된 '유조선 전쟁'으로 이란과 이라크는 상대방에서 생산된 원유를 실어 나르는 제3국의 상선까지 공격했다. 당시 이라크의 선제공격에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맞섰으나 미국이 직접 군사 개입하겠다고 위협해 실제 봉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이 끝날 때까지 4년여간 주로 이라크의 공격으로 걸프 해상에서 유조선 등 상선 540여대가 공격받았다.
국방부는 청해부대의 임무 확대를 '한시적'이라고 했다. 중동지역 안정을 찾을때까지 한시적으로 파병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한시적 파견이라고 설명했지만, 확대된 임무가 언제 종결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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