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現남편 홍태의씨 구형前 전화 인터뷰
인터뷰 내내 “날 범인으로 몬 경찰 책임” 강조
“경찰 수사종결권 탓 나같은 피해자 재발 걱정”
지난해 6월 6일 제주 제주시 제주동부경찰서에서 유치장에서 진술녹화실로 이동 중인 고유정.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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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6)의 현 남편이 “연쇄살인마인 고유정을 사형시키고 나를 범인으로 몰고간 경찰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1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고유정은 20일 결심 공판 후 재판부의 선고를 받을 예정이다.
숨진 의붓아들의 친아버지 A 씨는(38) 씨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고유정 살인에 대한 직접 증거든, 정황 증거든 내 아들과 전 남편을 죽였다는 증거가 너무 많이 드러나고 있다”며 “그럼에도 고유정은 모든 것을 부인하고 있다. ‘사람’이라고 표현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고유정을 꼭 사형시켜 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홍 씨는 지난해 8월 고유정과 이혼을 위한 소장을 재판부에 제출했으며 현재 관련 절차가 진행중이다.
홍 씨의 친아들 B(당시 5세) 군은 지난해 3월 2일 오전 10시10분께 충북 청주시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초 B 군의 사건은 ‘의문사’로 알려지며, 질식사·사고사 등으로 마무리될 뻔 했다. 특히 경찰은 B 군과 같은 방에서 자던 홍 씨에 대해 과실치사 혐의를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조사 시간도 고유정이 아닌 A 씨에게 집중되는 등 초반 수사는 남편의 범행 입증에 맞춰졌다. 고유정은 A 씨가 제주에서 아들의 시신을 화장할 때 청주 집에 남아 B 군의 피가 묻은 침대 커버 등을 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고유정이 지난해 5월 25일 제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해 체포되고, B 군의 사망 사건에 대한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A 씨와 고유정을 과실치사 혐의와 살인 혐의로 입건한 경찰은 법률지원단의 도움을 받아 결국 고유정이 B 군을 죽였다고 결론냈다.
A 씨는 “가장 하고 싶은 말”이라며 자신을 피의자로 입건한 뒤 수사를 진행했던 경찰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을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A 씨는 “이번 사건은 청주상당경찰서가 초동 수사를 부실하게 진행하고, 진실을 은폐했고, 피해자 아버지에게 범행을 씌우려고 했던 사건”이라며 “결국 경찰은 연쇄살인마가 증거를 없앨 시간을 주고, 시간을 벌도록 도와줬고, 거짓말을 떠들 수 있는 시간을 줬다”고 토로했다. 이어 “나를 수사했던 경찰들은 두 다리 뻗고 아무렇지 않게 똑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을 것”이라며 “나라의 녹을 먹는 사람이 그렇게 하면 안된다. 나 같은 피해자가 더 많을 거란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A 씨는 “청주상당경찰서의 책임에 대해서는 민갑룡 경찰청장도 지난 10월 국정감사 때 수사를 잘못한 부분을 인정했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며 “하지만 그 이후 어떤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최근 ‘검경수사권 조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경찰이 1차 수사 종결권을 갖게 된 것에 대해서도 “경찰이 앞으로 수사종결권을 가지게 된다고 하는데, 나 같은 피해자가 더 나올까 두렵다”고 강조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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