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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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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종로 출마해도 이낙연에 지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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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오 한국당 공천위원장

"현역 33% 이상 교체가 목표… 오염된 물까지 바꾸는 진짜 물갈이

2004년 천막당사 때보다 상황 심각한데 의원들은 처절함이 없어

유승민, 서울서 출마했으면… 안철수 직접 만나 통합 설득할 것"

자유한국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17일 "당이 제시했던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 배제)' 비율이 33%였는데 실제로는 그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대규모 현역 '물갈이'를 예고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마포 자신의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칼로 제 살을 도려내는 고통을 감내하는 대변신을 하지 않으면 국민은 한국당에 표를 주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공천 경선 과정에서 신인·여성·청년에게 부여하는 가산점과 관련해서도 "파격적인 점수를 받도록 해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조선일보

황 대표에 서민 일상 담은 그림 선물 -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에 임명된 김형오(오른쪽) 전 국회의장이 17일 서민들의 일상을 담은 한 화백의 그림을 황교안 대표에게 선물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본지 인터뷰에선 "한국당이 칼로 제 살을 도려내는 고통을 감내하는 대변신을 해야한다"고 했다. /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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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의 문제가 무엇인가?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대안 제시, 협상 능력도 없다. 야당이 똑바로 못 하니 문재인 정부가 우습게 보고 폭주한다. 2004년 한나라당이 천막 당사에서 총선을 치를 당시 내가 당 사무총장이었다. 그때와 비교해 지금이 더 심각한데 의원들은 처절함이 없다. 서민들에 대해 긍휼(矜恤)하는 마음도 안 보인다."

―어떤 마음으로 공천위원장을 맡게 됐나?

"피를 묻히라고 하는 자리다. 죽을 자리를 찾아왔다는 생각이다. 모든 원망과 비난을 혼자 떠안고 가차없이 해나가겠다. 선거가 끝나면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당에서 현역 '컷오프' 비율 33%를 발표했고 최종적으로 50% '물갈이' 공천이 목표라고 했다.

"황교안 대표를 만났는데 그 부분을 당부하더라. 이미 제시된 기준이 있어 부담이 덜하긴 하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컷오프' 비율은 그 이상이 목표다. 추가 논의할 것이다."

―인재 영입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적 요구가 '바꾸라'는 것이다. 말만 그럴듯하게 하고 신인들이 들어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들지 못하면 필패(必敗)다. 청년·여성·신인에 대해 경선 과정에서 자기 득표율의 30~50%를 가산점으로 받게 정했던데 약하다. 현역에 비해 득표율 자체가 낮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 논의해서 이들이 획기적인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만들겠다."

―한국형 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이 또한 정치 신인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것이다. 당원들 불만이 좀 있겠지만 비상시국인 만큼 이해해주리라고 생각한다. 물고기만 바꾸는 '물갈이'가 아니라 오염된 물을 바꾸는 진짜 '물갈이', 사실은 '판갈이'를 해야 한다."

―공관위원은 어떻게 구성하나?

"당에서 후보 명단을 주겠다고 했는데 안 보겠다고 했다. 이제부터 공천 과정은 전적으로 내 책임과 권한하에 진행하는 것이다."

―야권 통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살기 위해 통합해야 한다. 설 전에 가시적 성과가 있어야 한다. 때가 되면 유승민, 안철수 모두 직접 만나서 설득하려고 한다. 통합이 되면 당명부터 체질까지 전부 바꿔야 한다."

―일단 유승민 의원의 새로운보수당과 통합이 급선무처럼 보인다.

"서울에 사는 우리 딸들이 지난 대선 때 모두 유 의원에게 투표했다고 한다. 신당으로 뭉쳐서 유 의원이 서울에서 출마했으면 좋겠다. 유 의원이 지금 소수당을 이끌고 있기 때문에 통합과 관련해 이런저런 강한 주장을 하는 건 정치적으로 당연한 일이다. 유 의원 얘기를 새겨들으면서 대화하면 진전이 있을 것이다."

―황 대표는 어디에 출마하는 게 좋을까?

"자신을 낮출 줄 알면서 집념도 있는 정치인이다. 종로에 출마해 이낙연 전 총리와 맞붙어도 절대 지지 않을 것이다. 다만 전략적으로 어디에 출마하는 게 최선인지는 좀 더 논의해봐야 할 것이다."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은 불출마 선언을 하지 않고 있다.

"공천받으면 무조건 된다고 생각하니까 안 물러나는 것 같다. 초선이냐 다선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나라를 위해 불출마가 명예고 영광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이런 TK 지역 '컷오프' 비율에 대해서는 따로 생각하고 있는 게 있다. 다만 지금 밝힐 수는 없다."



[최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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