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29일 충북 옥천에서 열린 우리공화당 주최로 열린 육영수 여사 94번째 생일 기념식에 조원진(왼쪽 세 번째) 대표와 홍문종(왼쪽 두 번째) 대표가 참석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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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공화당은 지난해 6월 홍 대표가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조 대표가 이끌던 대한애국당에 합류하면서 출범했다. 현역 의원인 조·홍 공동대표를 주축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복권(復權)을 내걸고 4월 총선에서 독자 노선을 걷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커지더니 급기야 내홍이 분출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홍 대표는 지난 14일 출판기념회에서 "조 대표에게 실망했다"며 우리공화당이 매주 열고 있는 태극기 집회를 따로 열겠다고 했다. 홍 대표는 지난 16일에도 유튜브에서 조 대표를 비난했다고 한다. 조 대표 측에선 "홍 대표가 자기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우리공화당을 '내 것'이라고 표현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공화당 청년당원들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당을 분열시키고 해당행위를 하는 홍 대표와 오경훈 사무총장, 이창원 비서실 부실장의 즉각 제명을 요구한다"고 했다. 현재 서울 여의도 우리공화당 당사엔 '홍문종 OUT'이라는 피켓도 붙어 있다.
조·홍 대표 측 사이에 갈등이 수면 위로 불거진 것은 지난 14일이다. 홍 대표는 당시 출판기념회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우리공화당이 새로운 길을 걷기 위해 홍문종·조원진 두 사람이 다 물러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셨다"며 "저는 동의했다. 그런데 조 대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 의견에 조 대표가 따르지 않았다는 취지였다.
조 대표 측 입장은 다르다. 청년당원들은 17일 "홍 대표는 지난 16일 유튜브 방송에서 '박 전 대통령이 우리공화당이라는 당의 명칭을 알려준 것은 저다' '우리공화당이 내 것인데, 대통령이 저에게 주신 당인데'라는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홍 대표가 박 전 대통령과 조 대표 사이를 갈라놓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보수통합을 둘러싼 의견차가 갈등 원인이란 말도 나온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공화당에 합류한 홍 대표가 당내 지분을 확대하려 했고, 이 과정에서 조 대표 측과 부딪히게 됐다는 주장도 있다. 우리공화당 관계자는 "홍 대표가 당에 합류하면서 측근들이 함께 입당했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이 선거를 앞두고 노출된 것 같다"고 했다.
조 대표와 홍 대표의 갈등은 작년 연말부터 조짐을 보였다. 조 대표는 지난해 12월 홍 대표 측 당직자 신모씨에게 욕설을 하고 무릎을 꿇으라고 강요한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신 씨는 홍 대표의 미국 출장에 자신이 동행한 것을 조 대표가 문제 삼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 대표 측은 "신씨가 당내 분란을 일으키고, 위계질서도 없이 소리를 지르거나 욕을 했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통화에서 "조 대표와 갈등이 있다기보다는 생각이 다른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서 자신에 대해 제명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선 "대응할 생각은 없다"며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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