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호 베트남, 북한에 역전패…최하위로 탈락

16일 오후(현지시간)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베트남과 북한의 조별리그 최종전. 박항서 베트남 감독이 경기 전 기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베트남 팬들이 간절히 바랐던 ‘박항서 매직’은 끝내 실현되지 못했다. 선제골을 넣었지만 뼈 아픈 골키퍼 자책골에 역전 페널티킥까지 허용하며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의 꿈도 좌절됐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16일 오후 10시15분(한국시각) 태국 방콕의 라차망칼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북한과의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D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종료 직전 페널티킥 결승골을 내주며 1-2 역전패를 당했다.

초반 분위기는 베트남이 좋았다. 베트남은 전반 16분 응우옌 띠엔 린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후방에서 북한의 최종 수비진 뒷공간으로 투입한 볼을 호 떤 따이가 잡아 빠르게 돌진한 뒤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골대 정면으로 쇄도하던 응우옌 띠엔 린이 오른발로 볼의 방향을 바꿔 골문을 흔들었다.

베트남은 선제골로 8강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는듯했지만, 골키퍼 실책으로 동점골을 내줬다. 전반 27분 베트남 중원에서 프리킥을 얻은 북한은 키커로 나선 강국철이 30m짜리 중거리 왼발 슛으로 베트남 골네트를 갈랐다.

베트남 골키퍼 부이띠엔중은 날아오는 볼을 펀칭하려다 제대로 맞추지 못했고, 주먹을 스치고 크로스바를 때린 볼이 자신의 몸에 맞으면서 골대로 흘러 들어갔다. 골키퍼의 펀칭 실수가 빚는 자책골이었다.

동점을 허용한 베트남은 북한의 수비를 괴롭히며 추가골을 노렸지만 1-1로 전반을 마쳤다.

베트남은 후반 초반 다시 강하게 몰아쳤다. 후반 5분 응우옌 띠엔린의 왼발 슛은 골대를 훌쩍 빗나갔고, 1분 뒤 응우옌 꽝하이의 왼발 슛도 골문을 열지 못했다.

득점이 필요했던 베트남은 오히려 후반 43분 바오또안 쩐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북한의 김광혁을 걸어 넘어뜨렸고,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북한은 후반 45분 리청규가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역전 결승골을 꽂았다. 베트남은 후반 추가시간 쩐딘쫑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는 불상사까지 겹치면서 끝내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박항서 베트남 U-23 축구대표팀 감독이 16일 오후(현지시간)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AFC U-23 챔피언십' 베트남과 북한의 조별리그 3차전 경기에서 패한 뒤 선수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베트남은 이날 북한에게 2대1로 패하며 8강진출이 좌절됐다. [뉴스1]

베트남은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목표에 집중했지만,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베트남은 앞선 2경기에서 득점이 없었다. 이날 골이 유일한 골이다. 8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베트남은 2무 1패(승점 2)에 그쳐 UAE와 요르단은 물론 2패 뒤 첫 승리를 따낸 북한(승점 3)에도 밀리며 최하위로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미 2패로 탈락을 확정한 북한(1무 2패·승점 1)은 첫 승리를 따내고 ‘전패 탈락’을 모면했다.

부리람 스타디움에서 동시에 진행된 D조 최종전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승점 5·골득실+2)가 요르단(승점 5·골득실+1)과 1-1로 비겼다.

각 조 상위 두 팀만 토너먼트에 간다. 이에 따라 C조 1위로 8강에 진출한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우리 U-23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19일 오후 7시 15분 태국 랑싯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D조 2위 요르단과 준결승 진출을 놓고 한판 대결을 펼치게 됐다.

한국은 U-23 대표팀 간 역대 전적에서 요르단에 3승 3무로 앞서 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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