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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총선 체제로]민주, 초반부터 잇단 악재에 비상…“나꼼수 파문 재현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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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 아들 문석균 출마 두고 ‘지역구 세습’ 논란

정봉주 전 의원, 금태섭 비판하며 ‘표적 출마’에도 뒷말 나와

이해찬 대표 ‘장애인 비하’ 말실수도 겹쳐 당 지지율 하락세

경향신문

국제경제전문가 최지은 박사 영입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왼쪽에서 세번째) 등이 16일 국회에서 세계은행 선임연구원 출신 최지은 박사(네번째) 영입을 발표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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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 초반부터 ‘악재’에 비상이 걸렸다. 이해찬 대표가 시스템 공천을 공언했지만 곳곳에서 누수가 발생하면서 잡음이 나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 대표의 장애인 비하 발언 등 설화까지 도마에 올랐다. 당내에선 “이러다 2012년 ‘나꼼수 파문’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중도·부동층 확장 전략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16일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공천 국면에 돌입하자마자 ‘지역구 세습’ 문제가 불거졌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 경기 의정부갑 상임부위원장의 출마 논란이다. 앞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정국에서 문 의장을 겨냥해 “아빠 찬스”라고 비판했다. 문 부위원장은 지난 11일 “아버지의 길을 걷겠지만 ‘아빠 찬스’는 단호히 거부하겠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의 핵심이 불공정 문제였는데, 국회의장 아버지의 지역구에 아들이 출마하는 건 공천 불공정으로 지적받을 수밖에 없다”는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표적 출마’를 놓고도 뒷말이 나온다. 정봉주 전 의원이 금태섭 의원 지역구(서울 강서갑)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하면서다. 정 전 의원은 13일 ‘빨간 점퍼를 입은 민주당 의원’이라는 글에서 “민주당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은 최소한 ‘파란 점퍼’를 입어야 한다. 내부의 적이 가장 위험한 법”이라며 금 의원 지역구에 출마하겠다고 말했다. 금 의원은 지난해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쓴소리를 했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 법안 처리 때 홀로 기권표를 던져 여권 지지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민주당 한 의원은 “열성 지지자들만 믿고 같은 당 의원을 표적으로 삼는다는 게 말이 되냐”고 했다.

‘보은 영입’ 논란도 커지고 있다. 사법농단 사태 당시 양승태 대법원을 비판했던 판사들의 잇따른 입당을 이르는 말이다. 당시 법관대표회의 의장을 맡았던 최기상 전 부장판사와 이수진 전 부장판사 등이 최근 입당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촛불집회로 이어지며 문재인 정부 출범의 동력이 된 사법농단 사태 고발의 주인공들이 잇따라 입당한 것은 ‘보은용’으로 비칠 수 있다.

지도부의 설화까지 더해지면서 위기감이 증폭되는 모습이다. 15일 “선천적인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고 한다”고 한 이 대표 발언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주택거래허가제’를 시사하는 발언으로 위헌 시비에 휩싸인 것도 곤혹스러운 일이다.

각종 악재의 여파는 최근 당 지지율 하락세로 드러나고 있다. 이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지난 13~15일 교통방송 의뢰 1506명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2.5%포인트.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에 비해 4.1%포인트 떨어진 37%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당은 1.1%포인트 상승한 32.4%로 양당 격차는 5.6%포인트 차로 좁혀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나꼼수 파문’의 후폭풍에 휩싸였던 2012년 총선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 출신 김용민 후보가 막말 논란에 부딪쳐 후보 사퇴 요구에 직면했지만 당은 공천을 밀어붙였다. 그 결과 중도·부동층이 대거 이탈했고 과반 의석을 기대했던 민주당은 127석 확보에 그쳤다. 당시 한명숙 대표는 총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 대표가 이날 신년 간담회에서 ‘겸손’과 ‘낮은 자세’를 강조한 건 선거 초반 악재 관리를 위한 몸 낮추기로 해석된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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