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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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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유승민 측 공개 충돌… 통추위, 출범 3일만에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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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추위 3차 회의⋯ "통합신당 가치는 헌법정신 및 미래"

중도·보수통합을 목표로 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의 박형준 위원장은 16일 새로운보수당이 자유한국당에 통추위와는 별도의 양당 간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데 대해 "적절치 않다"고 했다. 그러자 새보수당에서 통추위원으로 파견된 지상욱 의원은 "박 위원장은 한국당 대변인이냐"며 사퇴를 요구했다. 지 의원은 새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의 측근이다. 지난 13일 통추위가 발족한지 사흘만에 박 위원장과 유 위원장 측이 공개 충돌한 것이다.

조선일보

(왼쪽부터)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 새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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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통추위 3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새보수당의 별도 통합 협의체 제안에 대해 여러 위원들의 문제 제기가 있었고, 한국당 측 통추위 대표인 김상훈 의원도 문제 제기를 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통추위는 통합에 대한 문제들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며 "당대당 논의가 공개가 아닌 별도면 관계가 없지만, 통추위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이어 "새보수당 정운천 의원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했다"며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에게도 혼선을 빚을 우려가 있으니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전했고, 하 대표는 한국당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달렸다고 했지만, 저의 입장을 이해했다"고 했다.

이날 통추위 공개 회의에서는 새보수당의 당대당 통합 논의 우선 방침을 두고 설전도 벌어졌다. 새보수당 통추위원인 정운천 의원은 "통추위 참여와 별개로 실질적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한국당과의 양당 간 기구를 제안한 것"이라고 했다. 이에 이갑산 범시민사회단체연합 상임대표는 "각 정당에서 통추위에 사람을 파견해놓고 밖에서 통합 문제를 다르게 얘기해버리면 나무에 올려놓고 흔드는 격"이라며 반발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통추위에 와서 요구할 것은 다 해놓고 돌아서서 다른 당 대표랑 일대일로 우리 둘끼리만 통합하자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박 위원장이 새보수당의 당대당 통합 협의체 제안에 공개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나오자 새보수당 측은 반발했다. 새보수당 대표로 통추위에 참여하고 있는 지상욱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당과 새보수당 간의 통합 논의는 정당 차원의 정치 행위"라며 "중립적 의무를 지닌 통추위원장이 새보수당의 정치 행위에 대해 왜 가타부타하느냐"고 했다. 그는 "박 위원장은 한국당 대변인이냐"며 "그래서 우리는 이미 박 위원장의 적격성에 대하여 추인하지 않고 백지상태에서 시작할 것을 요구했었던 것"이라고 했다. 지 의원은 그러면서 "중립성을 위반한 박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다"며 "통추위에 계속 참여할 것인가에 대해 심각하게 재고해야겠다"고 했다.

유 의원은 공개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지 의원 입장에 유 의원의 의중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박 위원장과 유 의원 측 간에는 통추위 구성 전부터 긴장 기류가 있었다. 박 위원장은 작년 여름부터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새보수당 유승민 의원 사이를 오가며 통합 논의를 타진해왔다. 그러나 유 의원은 박 위원장이 황 대표 측을 대변하는 듯한 입장에 기울어있다는 인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 주변에서는 "보수 통합은 결국 원내 의석을 가진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통합인데 박 위원장이 중재자 역할을 넘어 통합을 주도하려 한다"는 말도 나온다. 반면 박 위원장 측에서는 "유 의원이 통합의 대의(大義)보다 세세한 조건을 걸며 통합 논의를 어렵게 한다"고 하고 있다.

양측이 공개적으로 충돌하면서 통추위 논의가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모양새가 됐다. 통추위 논의 과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통합 신당의 지도부 구성과 총선 공천 문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하면 갈등이 더 격해질 수 있다"며 "황 대표와 유 대표의 직접 만남을 통한 톱다운식 결단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한국당은 양당 통합협의체 구성 제안에 신속히 응하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새보수당과의 양자 대화에 계속 소극적으로 나온다면, 우리는 한국당을 반통합 세력으로 규정할수 밖에 없고 중대 결단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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