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안양 KGC인삼공사에 무슨 일이 있던 것일까.
KGC인삼공사의 2019~2020시즌이 뜨겁다. 코트 안팎에서 문제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김승기(48) 감독이 경기 포기 논란으로 KBL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부적절한 언행까지 겹쳐 공개 석상에서 사과까지 했다. 답답한 상황에 구단 측의 운영 정책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인삼공사는 한때 구름 위에 올라탔었다. 배병준, 기승호, 박형철 등 지난해 타 팀에서 전력 외로 분류된 선수들을 모아 팀을 재건했다. 올 시즌에는 핵심인 오세근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도 팀이 선두권에서 경쟁했다. 트레이드로 품은 박지훈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올라섰다. 변준형도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팀의 앞선에서 존재감을 펼쳤다. 문성곤은 김 감독의 가르침을 받고 마침내 알을 깨고 있다. 한 명의 공백을 나머지가 힘을 합쳐 모으는 모습, 젊은 선수들이 서서히 농구에 눈을 뜨는 점을 지켜본 팬들은 박수를 보냈다.
그런데 인삼공사가 흔들리고 있다. 김 감독이 지난 11일 LG전에서 판정에 불만을 품은 순간부터다. 4쿼터까지 명승부를 만들고 연장전에 돌입했는데 마지막에 힘을 빼버렸다.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라는 스포츠의 가치와는 정반대의 선택이었다. 그래서 비난이 쏟아졌다. 고속도로에서 질주하던 팀이 브레이크를 밟자 가속이 줄었다. 선수단의 분위기는 차가워졌고 표정도 굳었다.
내부에서도 갈등이 흘러나왔다. 구단 운영비용 절감이란 명목 하에 선수단의 편의를 줄였다. 외국인 선수 관찰을 위해 해외로 나가는 비용도 없앴다. 코칭스태프는 국내에서 비디오로 외인 선수 리스트업을 구성해야 한다. 모기업인 인삼공사에서 출시하는 상품을 선수단에게 지급하던 일도 일부 인원을 배제했다. 김 감독이 논란의 중심에 섰을 때 이를 수습하는 사무국의 행동은 보이지 않았다. 재정위원회에도 김 감독이 혼자 출석했다. 일각에서는 “모기업이 농구단을 방치하고 있다”는 말까지 흘러나왔다.
물론 구단 입장에서도 변명은 있다. 제조업이 주를 이루는 농구단의 모기업 특성상 영업이익이 좋지 않은 상황에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농구단뿐 아니라 모기업에서도 긴축정책을 펼친다. 그러나 잘 나가는 팀의 날개를 꺾은 것은 그 누구도 아닌 자신들의 가족이다. 지원이 필요한 구단과 지출을 아끼려는 회사의 불협화음이다.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에 타 구단 관계자들마저 인삼공사를 바라보며 “안타깝다”고 입을 모은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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