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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정부의 대북 눈치보기가 이어지고 국내외 시장 여건이 악화되면서 국내 방산업계가 탈출구를 모색하지 못한 채 허덕이고 있다.
16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방산물량의 70%를 생산하는 10대 방산기업의 매출액은 2016년 11조 3800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2018년 매출은 10조 3800억원으로 1조원이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률은 더욱 심각하다. 국내 방위산업의 선두주자인 LIG넥스원의 2018년도 영업이익률은 1.62%다. 매출을 1조4775억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240억원이다. 국내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이 7.3%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최악의 수익률인 셈이다.
국내 방산시장이 주춤한 것은 남북관계의 영향 때문이라고 업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야외기동훈련의 규모도 대폭 축소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하는 워게임인 지휘소연습(CPX)이 늘어나면서 교탄 사용률도 낮아졌다. 탄을 발사할 사격장도 줄어들었다. 육군 8군단 산하 강원 고성 송지호 사격장은 남북 군사분야 합의에 따라 사실상 폐쇄됐다.
당장 방산기업인 풍산의 타격은 크다. 지난해 2분기까지 방산부문 단일 매출은 243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때 보다 700억원 가량 줄었다.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축소 등 평화정책이 이어지면서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군이 무기도입을 미루는 사이 방산기업들의 연구개발(R&D) 의지도 꺾이고 있다. LIG넥스원은 정전탄 체계개발과 스텔스기술시범기를, 풍산은 관측을 할 수 있는 탄약 및 드론형 지능자탄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군은 남북관계를 고려해 북한의 핵ㆍ미사일에 대비한 방사능측정기-Ⅱ, 지작사정찰용무인항공기, 장사정포 요격체계, 대량살상무기(WMD) 제거작전 지원세트 사업까지 모두 중ㆍ장기 사업으로 전환시켰다. (주)한화도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의 탄도탄용 요격탄을 올해 수주한다는 목표이지만 사업추진 여부는 미지수다. 한국항공우주산업도 군에서 총 사업비 9400억원규모의 전술입문용훈련기 계약이 진행되기만 기다리고 있다.
협소한 국내시장에서의 경쟁도 치열하다. '미니 이지스함'(6000t급)으로 불리는 KDDX는 순수 국내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되는 전투체계를 탑재하는 첫 구축함이다. 이 전투체계 수주를 위해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이 2파전을 벌이고 있지만 수주를 하지 못한 기업의 타격은 클 수 밖에 없다.
국내시장이 최악의 시장으로 돌변하자 방산기업들의 관심은 수출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FA-50의 말레이시아 수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한화디펜스는 대공무기인 비호복합의 인도수출을, 현대로템은 차세대전차 폴란드 합작을 각각 추진한다.
하지만 방산기업들이 느끼는 정부의 수출정책 체감온도는 영하권이다. 오히려 방산업계의 수익을 악화시키는 지체상금(납품지연 배상금)과 방산원가보상제도 등 관련 규정을 개정해 방산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주)한화는 155밀리 사거리연장탄 사업실패와 지난해 대전공장에서 폭발사고로 인해 수백 억원의 지체상금을 물어내야 할 위기에 몰렸다.
산업연구원 안영수 방위산업센터장은 "국내적으로는 부정당제재, 과도한 감사시스템을 바꿔야 하며 청와대의 방산수출전략에 맞춰 민ㆍ군을 포함한 범부처 협력 형태로 추진해아 하며 국가별 맞춤형 수출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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