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통합추진위 출발부터 삐걱]
통추위원 안형환 등 3명, 임명 하루만에 출마하겠다며 그만둬
유승민 "홍수때 지푸라기 잡으면 익사, 한국당 중심 통합 반대"
◇劉 "새집 지으면 주인도 새 사람이"
통추위는 이날 오전 자유한국당·새보수당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에서 2차 회의를 열고 '중도·보수 세력의 통합신당 창당'이란 목표를 재확인했다. 박형준 위원장은 "참여하신 모든 분이 자신을 내려놓는다는 심정으로 대의를 위해 함께해 나가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했다. 한국당에선 김상훈 의원이, 새보수당에선 정운천·지상욱 의원이 참석했다. 그러나 위원 13명 중 3명(안형환 전 의원, 신용한 서원대 석좌교수, 김은혜 전 MBN 앵커)은 이날 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총선 출마 의사가 있는 사람은 빠지라'는 시민단체 측의 요구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시각, 바로 옆 회의실에선 새보수당이 주요 당직자 회의를 열고 있었다. 유승민 의원은 "새집을 지으면 당연히 (헌 집을) 허물고, 주인도 새 사람들이 되어야 하는 것"이라며 "한국당 중심에 우리의 숫자를 몇 개 갖다 붙이는 통합을 보고 국민이 정말 새집을 지었다고 생각하겠냐"고 했다. 유 의원은 전날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한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공화당도 통합 대상'이라고 한 것을 특히 문제 삼았다. "우리공화당과의 통합이 정말 탄핵의 강을 건너고, 탄핵을 극복하는 통합이 되겠냐"며 "대한민국 국민 누가 한국당이 진정한 변화와 개혁의 길로 나왔다고 생각하겠냐"고 했다. 유 의원은 또 "홍수가 나서 떠내려갈 때 지푸라기를 잡는 사람은 전부 익사한다. 뗏목이나 큰 타이어를 잡는 사람은 살아난다. 아무리 홍수가 나도 우리(새보수당)가 중심을 잃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서도 "통합에 너무 휩쓸려가기보다는 우리가 왜 창당했는지 알리는 데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준석 공동대표 역시 라디오에서 "통합 논의는 저희 중 일부가 하는 것"이라며 "저랑 유승민 의원은 반대"라고 했다. 이날 비공개회의에서 새보수당 일부 원외 위원장도 "지도부 장난하냐" "통추위가 웬 말이냐"고 비판했다. 구상찬 전 의원은 본지와 만나 "어떻게든 당을 유지해 보려고 하는 불쌍한 유승민은 외톨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병국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통합에 대한 유 의원의) 진정성이 무엇인지, 누구랑 정치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하태경 책임대표는 이날 오후 "보수 재건과 혁신통합의 실질적 대화를 위해 양당(한국당·새보수당) 간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했다. 정치권에선 "통추위 논의가 결국 한국당 중심의 '흡수 통합'으로 흘러갈 것 같다는 새보수당의 우려와 혼돈이 본격화됐다"는 말이 나왔다.
◇親朴에 대한 반감, 공천룰 등 변수 많아
새보수당 내에선 한국당 중심의 보수통합은 '도로 새누리당'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우리공화당은 물론 한국당 내 강성 친박과도 함께할 수 없다는 기류가 강하다. 한국당이 독자적으로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려는 것도 문제 삼고 있다. 새보수당 관계자는 "통합 의지가 있다면 신당의 공천권을 휘두를 수 있는 공관위원장은 양당이 함께 논의하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새보수당 의원 8명과 원외 인사들 총선 생사(生死)와 직결된 공천룰도 변수다. 하 대표는 "이 시점에 공천룰 이야기가 (각 당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공천룰 역시 양당이 합의해 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국당 한 지도부 의원은 "새보수당과 친박이 공존할 수 있는 보수통합이 돼야 최대한의 지지층을 아우를 수 있다"며 "양측이 더 많은 대화를 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윤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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