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공대 현택환 교수팀, 산소‧물만으로 과산화수소 생산 전기촉매 개발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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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화학‧제약산업 분야 핵심재료인 과산화수소(H2O2)의 생산 효율을 최대 8배 높일 수 있는 촉매 개발에 성공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은 화학생물공학부 현택환 석좌교수(기초과학연구원 나노입자 연구단장)와 성영은 교수(기초과학연구원 나노입자 연구단 부연구단장)가 서울시립대 화학공학과 유종석 교수와 공동으로 산소와 물만을 이용해 친환경적으로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전기촉매를 개발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과산화수소는 치약이나 주방세제 등 생활용품은 물론 멸균이 필요한 의료현장, 폐수 처리제, 불순물 제거가 필요한 반도체 공정 등에 폭넓게 사용된다. 하지만 기존 산업용 과산화수소를 생산하는 안트라퀴논 공정(Anthraquinone process)으로는 값비싼 팔라듐 촉매와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부산물이 발생해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여러 단계에 걸친 복잡한 공정 없이 물과 산소를 이용해 과산화수소를 전기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저렴한 촉매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는 2차원 그래핀 위에 코발트 원자를 올린 형태다.
이에 대해 현택환 교수는 '이번 연구로 기존 귀금속 촉매보다 2000배 이상 저렴한 촉매로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며 '초정밀 반도체와 기계부품의 발전에 따라 증가하는 과산화수소 생산을 위한 가격, 효율, 환경 문제를 모두 해결한 1석 3조의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성영은 교수는 '인체에서 과산화수소를 만들어 내는 효소의 구조를 본따 코발트 원자가 그래핀 위에 안정화된 구조를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촉매는 백금, 팔라듐 등 귀금속 대신 값싼 코발트 원자를 사용했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하다. 이 코발트 원자‧그래핀 촉매를 산소를 포화시킨 수용액에 넣고 전기를 가하면 별도의 화합물 첨가 없이도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또 연구팀에 의하면 이 촉매는 기존의 귀금속계 촉매보다 최대 8배 이상 높은 생산 성능을 나타낸다. 1kg의 촉매를 사용해 하루 340kg 이상의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성능이다. 110시간 이상 과산화수소를 연속적으로 생산하는 실험을 진행한 후에도 초기 성능을 98% 이상 유지하는 것으로 입증됐다.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는 불균일촉매(heterogeneous catalyst)로서 균일촉매에 비해 저렴하고, 반응 이후 회수해 재활용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로 원자 수준에서 불균일 촉매의 활성을 높일 수 있는 원리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택환 교수는 '이번 연구로 반도체 세정제와 의료용 소독제 등으로 널리 사용되는 과산화수소를 환경 친화적이며 경제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며 '이 촉매가 상온‧상압에서도 안정적, 친환경적으로 생성물을 합성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화학공정에서 폭넓게 사용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재 분야 학술지 네이처 머터리얼스(Nature Materials) 14일자(한국시간)에 게재됐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쿠키뉴스 송병기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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