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부상 투혼으로 도쿄행 확정

복근 다친 에이스 김연경 22점

아시아예선 결승서 태국에 완승

3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쾌거’

김연경(맨 왼쪽)이 12일 태국 나콘라차시마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배구 아시아지역예선 결승에서 태국을 상대로 득점에 성공한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국제배구연맹 제공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세계랭킹 9위)이 2020 도쿄 올림픽 아시아지역예선 결승에서 난적 태국(세계랭킹 14위)을 완파하고 도쿄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주장 김연경(터키 엑자시바시)과 라이트 김희진(IBK기업은행)은 부상에도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펼쳐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2일 태국 나콘라차시마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세트 스코어 3-0(25-22 25-20 25-20)으로 태국을 제압했다. 한국은 2012 런던, 2016 리우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선수들의 부상 투혼이 빛난 경기였다. 에이스 김연경은 지난 9일 조별리그 카자흐스탄전 도중 복근 부상을 입어 지난 11일 준결승 대만전에 결장했다. 그러나 이날은 선발 출장해 마지막 순간까지 코트를 떠나지 않고 종횡무진 활약하며 양팀 통틀어 최다인 22점(2블로킹·2서브)을 올렸다. V리그 최고의 공격수 이재영(흥국생명)이 18득점을 거들었고 종아리 부상이 있던 김희진도 고비마다 날아오르며 9점(1블로킹·2서브)을 보탰다.

1세트 한국은 4-4에서 김연경의 서브에이스와 중앙후위공격 득점을 엮어 7-4로 달아났다. 8-6에서 이재영과 김희진의 공격이 잇달아 막힌 한국은 태국과 1점씩을 주고받는 시소게임에 들어갔다. 승부의 흐름이 갈린 것은 세트 중반이었다. 한국은 14-15에서 이재영의 연속 공격득점과 상대 범실, 양효진의 블로킹을 더해 20-17 역전에 성공했다.

한국은 23-21에서 김연경의 블로킹으로 세트포인트를 만들었고 박정아가 24-22에서 상대 공격을 막아냈다.

2세트에서 한국은 초반부터 점수 차를 벌리며 좀 더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6-6에서 상대 범실과 김희진의 2연속 공격 득점 등을 묶어 12-8로 도망갔다. 세트 초반을 김희진이 책임졌다면 중후반엔 이재영과 김연경이 활약했다. 한국은 19-14에서 3점을 내리 내줘 19-17까지 쫓겼으나 이재영과 김연경의 공격 덕에 21-17로 한숨 돌렸다. 한국은 김연경이 올린 3점을 더해 24-19를 만들었고 김수지의 공격으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3세트 막판 한국은 16-16에서 이재영과 박정아가 번갈아 공격 득점을 쌓아올리며 21-17 리드를 잡았다. 마지막 득점의 주인공은 김연경이었다. 김연경은 24-20에서 블로커 터치아웃으로 1점을 더하고 한국 여자배구의 도쿄행을 확정했다.

2012 런던 대회 4위, 2016 리우 대회에서 5위에 오른 대표팀은 1976 몬트리올 동메달 이후 44년 만의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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