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대표팀 한선수와 신영석(왼쪽부터)이 11일 중국 장먼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대륙예선 준결승 이란과의 경기에서 블로킹 하고 있다. 국제배구연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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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였어도, 패배는 뼈아팠다.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아깝게 놓친 남자배구대표팀(세계랭킹 24위)은 이제 ‘세대교체’라는 숙제를 앞두게 됐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남자 배구대표팀은 11일 중국 장먼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예선 준결승에서 아시아 최강 이란(8위)에 세트스코어 2-3(25-22 21-25 18-25 25-22 13-15)으로 석패했다. 5세트까지 승부를 끌고 가며 맞섰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예상보단 잘 싸웠다. 공격 득점에서 65-51로 크게 앞섰고 수비 디그에서도 47-36으로 끈끈한 조직력을 보였다. 이고르 콜라코비치 이란 감독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국은 좋은 서브를 넣었고, 수비 대형도 좋았다. 서브를 넣을 곳이 없어 보일 정도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신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란은 신장 2m 이상이 6명이나 포진한 높이의 팀이다. 한국은 블로킹 득점에서 7-17로 완전히 밀렸다. 결정적인 순간에서의 범실도 35개(이란 24개)로 많았다. 특히 4세트에 승리하며 좋은 분위기로 맞이한 5세트 초반 갑자기 리시브가 흔들린 장면은 두고두고 아쉽게 됐다.
‘20년 만의 올림픽 진출’을 노리던 대표팀은 또다시 4년 뒤인 2024년 파리올림픽을 기약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세대교체는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가 됐다. 현재 대표팀의 주축 선수는 대부분 30대 중반이기 때문이다. 세터 한선수(35·대한항공), 라이트 박철우(35·삼성화재), 센터 신영석(34·현대캐피탈)이 그렇다.
박철우는 이번 대회 준결승까지 8개팀 선수들 가운데 득점 2위, 신영석이 공동 11위에 올랐다. 공격 성공률도 박철우가 6위(47.4%)를 차지했다. 이들은 적지 않은 나이에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며 팀을 이끌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들이 다음 올림픽 예선에 출전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이들은 이란전 직후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장 신영석은 “우리 팀의 (평균) 나이가 많은 편이다”라며 “세대교체가 늦어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 팀들은 원활히 세대교체를 진행하고 있다. 유소년 육성 등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박철우도 “좋은 후배들이 나와 잘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세터 황택의(24·KB손해보험)와 레프트 나경복(26ㆍ우리카드) 라이트 허수봉(22·상무) 등 젊은 선수들이 이번 대회 백업으로 참여해 활약한 점은 고무적이다. 나경복은 호주전에서 팀 최다인 16득점을 올리며 한 뼘 자란 기량을 선보였고, 황택의는 날카로운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 정지석(25ㆍ대한항공)도 이번 대회 리시브 2위(효율 53.2%)에 올랐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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