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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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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시시비비, 文정권 꺾은 후 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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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95]

黃, 중도·보수 통합 방침 재확인

친박은 "다 받아도 유승민은 안돼" 수도권 중진 "친박 위기감 드러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10일 "당내에서도 뭉치고 당 밖에 있는 자유민주 진영과도 똘똘 뭉쳐서 문재인 정권을 이겨놓고 차분하게 시시비비를 가리면 된다"고 했다. 황 대표는 이날 부산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네가 잘못했다'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이겨놓고 하는 것인데, 먼저 싸우면 어떻게 우리가 문재인 정권을 이기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당내 친박(親朴) 진영과 새로운보수당 일각에서 서로 상대방을 비판하며 통합에 부정적 목소리를 내자 '선거 승리'가 최우선적 과제라며 '중도·보수 통합'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황 대표는 전날 중도·보수 진영 통합을 위한 '혁신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가 출범한 것에 대해 "헌법 가치를 공유하는 모든 세력이 뭉치자고 해서 만든 것"이라며 "통추위가 만들어졌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가 합쳐야겠다는 마음을 모은 게 중요하다"고 했다. 영남 지역 출마 의사를 밝힌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의원에 대해선 "당에 많이 기여하신 분들"이라며 "전략적 요충지로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선일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0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에서 신년사를 한 뒤 나가고 있다.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이기려면 당 안에서 똘똘 뭉치고 당 밖에서도 자유민주주의 진영과 똘똘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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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는 새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제시한 '보수 재건 3원칙'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조만간 공식적으로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는 이날 "황 대표가 보수 재건 3원칙에 대해 진정성 있게 답변하면 우리는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내부 의견을 청취할 시간은 충분히 드리고 기다릴 테니 진정성 있는 답변을 해달라"고 말했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은 양당 통합을 논의하기 위한 별도 기구를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통추위는 설 연휴(24~27일) 전까지 중도·보수 통합의 범위와 원칙 등을 마련하기로 했다. 박형준 통추위 위원장은 본지 통화에서 "통합의 범위와 대상, 통합 원칙 및 방안 등을 담은 포괄적 합의문을 만들 것"이라며 "늦어도 설 연휴 전까진 제(諸) 정당과 시민 정당이 모두 동의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당 내 친박 의원들은 새보수당과의 통합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통추위 논의가) 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유승민의 3원칙 공개 수용 발표는) 하면 안 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추상적이고 모호한 표현을 가지고 잘못 발을 디뎠다간 계속 끌려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우리공화당도 "한국당이 불의의 세력에 굴복하고 탄핵 당시 정국으로 복귀하는 최악의 선택에 합의했다"고 했다. 한국당과 새보수당 등이 통합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지 하루 만이다. 한 친박 의원은 "다 받아도 유승민만은 안 된다는 정서가 TK(대구·경북)와 친박계에 깔려 있다"며 "유 의원이 불출마나 험지 출마라도 결단하지 않는다면 친박이 이런 통합에 동의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우리공화당 관계자도 "유승민이 대한민국 어디에 출마하든 반드시 국민의 심판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수도권 의원들은 "유승민을 고립시켜 통합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위기에 몰린 친박들이 당내 '유승민 거부' 정서를 건드리고 있다"며 "유승민을 마치 '계륵'처럼 만들어서 새보수당과의 통합을 저지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김영우 의원은 "개인 인물을 놓고 '이 사람은 이래서 안 된다'는 식의 접근은 통합의 걸림돌이 된다"고 했다. 황 대표는 "당내 화합 역시 통합만큼 중요한 과제"라며 당내 갈등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윤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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