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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김정은, 작년 판문점 회동서 트럼프에 "제재 해제 집착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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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 새 기록영화서 당시 金 발언 공개
"대북제재로 고통은 분노로 바뀌어… 미국식 대화법 응할 수 없다"
"평화, 대화탁에서 구걸하고 싶지 않아… 北 미래 내가 책임질 것"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에서 악수하고 있다./미 국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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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났을 때 "(대북) 제재에도, 해제에도 관심없고 집착하지 않겠다"며 "오직 우리의 힘으로 부흥의 앞길을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북한 관영매체가 10일 밝혔다.

조선중앙TV는 이날 방영한 '자주의 기치, 자력부강의 진로 따라 전진해온 승리의 해'라는 제목의 기록영화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이 기록영화는 김 위원장의 지난해 행적을 담았다.

영화에서 김정은은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을 때 "우리는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을 중시하며 하루빨리 진정한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지만 일방적으로 자기의 요구만을 들이 먹이려고 하는 미국식 대화법에는 응해줄 수 없다"며 "평화를 대화탁에서 구걸하거나 무엇과 바꿔 가지고 싶지 않다"고 했다.

김은 "당신들이 우리의 발전잠재력과 앞날에 대해 귀가 솔깃해질 말을 자꾸 꾸며대며 그 무슨 전제조건과 그 대가로 경제적 보상을 운운하는데 우리는 당신들이 말하는 대로 그 누구처럼 발전할 생각이 없다"며 "우리의 안전과 평화와 미래는 내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우리 당이 책임진다"고 했다.

김은 또 "우리의 앞날은 우리가 선택하고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이지 당신들이 보장해주고 가리켜주는 것이 아니다"며 "명백한 것은 미국이 지금의 정치적 계산법을 고집한다면 문제해결의 전망은 어두울 것이며 매우 위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신(미국)들이 강요해온 제재로 우리 인민의 고통이 이제는 분노로 바뀌었다"며 "제재에도 해제에도 우리는 관심이 없으며 이제 더는 집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자존과 국력을 판 대가로 화려한 변신을 바라지 않으며 오직 우리의 힘으로 부흥의 앞길을 열어갈 것"이라고도 했다.
북한이 6개월 전 김정은 발언을 뒤늦게 공개한 것을 놓고 미국의 비핵화 요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은 최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핵·미사일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유예) 파기 가능성을 거론하며 '대미(對美) 정면 돌파전'을 선언했다. 이와 함께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건설현장을 방문하는 등 '자력갱생 투쟁'도 강조하고 있다.

영화는 지난해 2월 결렬됐던 하노이 2차 미·북정상회담에 대해선 "우리의 자주권과 권익을 옹호함에 있어서 단 한걸음의 양보도 모르는 최고 영도자 동지"라고 했다.

또 김정은이 "미국이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 들고 우리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으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 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고도 전했다.

[김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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