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방위산업의 핵심과제를 담당할 방위산업진흥회(방진회) 부회장과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 산하 방위산업담당관이 곧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방산경력이 전무한 '보은식 회전문 인사'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방산업계 관계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10일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방진회는 8일까지 상근부회장 후보자 공모를 마쳤다. 후보자는 김모 예비역 소장, 나모 예비역 중장, 정모 예비역 중장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모 소장은 대선당시 문재인 캠프의 안보분야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에서 활동했다. 하지만 과거 대학 강연에서 '제주4.3은 폭동'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나모 예비역 중장은 3사관학교를 나와 유일한 비(非)육사 출신이다. 정모 예비역 중장은 군수사령관을 역임했다. 방진회는 후보자 3명을 놓고 이달 내 이사회를 개최하고 부회장을 임명한다는 방침이다.
상근직인 방진회 부회장은 비상근인 최평규 회장을 대신해 방산기업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한다. 하지만 방산경력이 전무한 후보자들만 있다보니 임기 3년동안 자리채우기만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방산업계의 현실을 외면한채 정치적인 입김에 따라 인사를 강행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영후 전 병무청장은 청장직을 마치고 방진회 부회장으로 임명됐다. 또 모종화 전 방진회 부회장은 부회장직을 마치고 병무청장으로 임명된 바가 있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전문성과 거리가 먼 '회전문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무기체계의 소요자가 군이라는 이유로 방산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해야는 중요직책에 예비역 장성들을 뽑을 수 밖에 없다"며 "방위산업에 정책을 펼칠 방산 전문가가 임명돼야하지만 정치권의 입김에 따라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국방개혁비서관 산하 방위산업담당관 등 국정 핵심 과제를 전담할 담당관 자리를 신설됐다. 이 자리는 2급 또는 3급으로 임용될 예정으로 신임비서관이 임명되는 시기에 맞춰 임명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현직 고위공무원과 현역장성들 중에서 방위산업을 잘 이해하는 후보자가 없어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 청와대 안보관련 부서에서 후보자를 찾고 있다는 후문이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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