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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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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보수당 못 태운 채 보수 통합추진위 ‘개문발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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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시민단체 참여해 출범

박형준 위원장 “신당 만들 것”

새보수당 “황교안, 3원칙 수용해야”

지역 간 황교안 대표 확답 안해

창당돼도 공천배분 등 갈길 험난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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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의 중도·보수 정당들과 시민단체들이 참여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가 새로운보수당(새보수당)의 자리를 비워둔 채 ‘개문발차’ 형태로 출범했다. 한국당도, 새보수당도 아닌 별도의 신당을 만들자는 취지인데, 통합의 한 축인 새보수당은 통추위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도 “통합의 3원칙 수용에 대해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확고한 약속이 선행돼야 한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물밑 논의가 충분히 되지 않았는데 통합 선언부터 내놓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보수 성향 정당과 시민단체들이 모인 ‘중도·보수 대통합 정당·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는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회의를 열어 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야권 정당들이 함께하는 혁신통합추진위 구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대통합을 실천할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통추위 위원장에는 국회 사무총장과 이명박 정부 때 정무수석 등을 지낸 박형준 정치플랫폼 ‘자유와공화’ 공동의장이 맡았다. 안형환 국민통합연대 사무총장은 “문재인 정권을 반대하는 모든 중도·보수 세력의 대통합을 추구한다. 더는 탄핵 문제가 총선 승리의 장애가 되어선 안 된다”며 “(이런 내용을) 한국당과도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연석회의에는 이양수 의원이 황교안 대표에게 권한을 위임받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도·보수 통합의 주된 상대인 새보수당에서는 개혁 방향에 대한 합의 없이 섣불리 합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새보수당 쪽에서 통합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워온 ‘3원칙’에 대한 한국당의 공식적인 수용 선언이 없이 회의에 참석한 황 대표의 측근이 입장을 전달하는 형태에 그쳤다는 점에 의구심을 드러낸 것이다.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는 “황 대표가 보수 재건 3원칙에 대해 명확하게 공개적으로 동의한다는 것을 이야기해주지 않으면 혁신과 통합을 바라는 국민들이 실망할 수 있을 것”이라며 “두 개의 당이 없어지는 것인데, 통추위가 단순한 자문기구인지 아니면 구속력을 부여할지에 대해서도 양당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보수당 쪽은 이날 연석회의에 정병국 인재영입위원장이 참석했지만 “당 차원에서 합의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황교안 대표는 지방 일정 중 기자들과 만나 ‘보수 재건 3원칙에 대한 확답을 발표할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통합 과정에서 여러 건의가 있을 것이고 이를 잘 아울러 자유시민 세력들의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확답을 피했다.

박형준 통추위 위원장은 “새로운보수당 말고도 중도 여러 세력이 있고 안철수 전 의원도 (국내로) 들어오고 많은 세력들과 접촉하고 있다”며 통합 대상이 새보수당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통추위가 갈 길은 멀어 보인다. ‘공천’ 지분 배분 등이 변수다. 새보수당뿐 아니라 무소속 이언주 의원, 이정현 의원 등도 통추위 합류가 점쳐지는 상황에서 새 정당이 만들어지면 기존 한국당 후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안철수계 의원들까지 합류하면 더 복잡한 함수를 풀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될 수도 있다.

정유경 김미나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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