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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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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계 공동토론회서 '중도·보수 빅텐트' 언급… 향후 노선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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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권은희·이태규·김삼화 등 안철수계 의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한국 정치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의 정치 혁신 의지를 담은 영상 메시지가 상영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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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귀국을 앞두고 바른미래당 안철수계 의원들이 9일 공동으로 내년 총선의 쟁점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여당을 심판하기 위해 안 전 대표가 중심이 된 ‘중도·보수 빅텐트’의 필요성이 강조돼 눈길을 모았다. 안철수계 의원들은 향후 노선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이번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이번 4월 총선은 극단과 배제의 정치에서 균형과 공존의 정치가 부활될 수 있는 지를 결정짓는 중대 선거가 될 것”이라며 안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정권 심판’을 강조했다.

그는 “총선 전 안 전 대표가 중심이 된 중도 세력이 ‘문재인 정권 심판’을 매개로 혁신 보수 진영과 손을 잡고 중도·보수 빅텐트를 치면 이번 총선은 ‘진보 대 중도·보수’의 양강 구도로 치러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구도가 여권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라는 것이다.

그는 “현 시점에선 불가능해보이지만 선거 막판에 극적인 통합이나 연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는 수도권을 꼽았다. 안 전 대표가 가세한 중도 성향의 세력이 보수와 진보 정당 중 어느 쪽을 잠식할지가 승부를 가르는 관건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역대 대한민국 선거에서 진보와 보수 정당 모두 전국 규모 선거에서 네 번 연속 승리한 적은 없다”며 “민주당은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에서 완승했다. 만약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패권적 지위를 누리는 집권 여당에 매우 약한 야당이 존재하는 이른바 ‘1.5 정당체제’가 구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의 ‘보수·진보 양당체제’가 무너지고 진보정당이 전후 일본의 자민당처럼 장기집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경우)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 집권세력이 상호관용과 제도적 자제를 무시하고 법에 규정된(또는 금지되지 않은) 권한을 최대한 휘두르면서 견제와 균형이 무너지고 민주주의는 대 혼돈에 빠져들 수 있다”며 “존립 자체를 위협받는 야당은 사사건건 극단적으로 대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중도·보수 빅텐트를 강조한 이날 발제에 대해 “사전에 안철수계 의원들과 공감대를 이룬 내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안철수계가 그간 중도·보수 빅텐트를 강조해온 김 교수를 발제자로 부른 것을 감안하면 향후 노선에 대한 고민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안철수계 의원들은 ‘중도’로 갈지 ‘중도·보수’로 갈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계 일부 의원들은 총선 승리를 위해 안 전 대표와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의 연합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이를 반대하는 기류도 팽배하다. 안철수계 핵심으로 알려진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은 이날 기자와 만나 “(중도·보수 빅텐트로)여당과의 1대1 구도를 만드는게 총선에서 좋지 않겠냐는 의견이 있지만 ‘내용’이 뒷받침 돼 있지 않은데 구도만 만든다고 되겠느냐”라며 “그릇의 형태부터 고민하는게 아니라 내용(추구하는 가치)부터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 전 대표는 아직 중도·보수빅텐트 참여에는 긍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영상메시지도 공개됐다. 안 전 대표는 메시지에서 “대한민국에서 정의와 공정의 기준이 무너지고 있다”며 현 정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지역주의와 결합한 이념과 진영의 패러다임을 이제 ‘실용’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내놨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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