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동기들에게 “여경과 잤다” 얘기한 20대 순경, 알고 보니 성폭행에 몰카 촬영까지

조선일보 박소정 기자
원문보기

동기들에게 “여경과 잤다” 얘기한 20대 순경, 알고 보니 성폭행에 몰카 촬영까지

속보
암호화폐 일제 하락, 비트 8만7000달러 붕괴-리플 4% 급락
함께 근무하는 동료 여경을 성폭행한 뒤 경찰 동료들에게 "여경과 성관계를 했다"고 소문을 낸 20대 현직 순경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 순경은 피해 여경이 침대에 누워있는 사진을 몰래 촬영한 뒤 동료들에게 "며칠 전 여경과 잤다"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주지검은 동료 여경을 성폭행하고 몰래 카메라를 찍은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등으로 전북 지역 한 경찰서 소속 A(26) 순경을 구속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조선DB

/조선DB


검찰에 따르면 A 순경은 2018년 8월 같은 경찰서에서 근무하던 여경 B씨를 완력으로 제압한 후 한 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사건 발생 10개월 뒤인 지난해 6월 초엔 속옷 차림의 B씨가 침대에 누워있는 사진을 휴대전화 카메라를 이용해 몰래 촬영하기도 했다.

그는 같은 달 중순쯤 경찰관 동기들과 만나 "며칠 전에 B씨와 잤다"고 거짓말하면서 이 사진을 보여준 것으로 조사됐다. A 순경은 앞서 지난해 2월에도 경찰관 동기들과 술을 마시면서 "내가 과거 B씨와 성관계를 했다"는 취지로 얘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 순경이 B씨를 성폭행하고도 마치 합의 하에 성관계한 것처럼 여러 사람에게 얘기해 B씨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봤다.

이 사건은 지난해 10월 "전북 지역 모 경찰서에 근무하는 한 순경이 동료 여경과 성관계한 동영상을 경찰 동기들이 있는 소셜미디어(SNS) 대화방에서 공유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불거졌다. 전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그해 11월 이 소문이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A 순경을 직위해제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A 순경의 집과 사무실·차량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지만, 동영상 등 물증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A순경은 수사가 시작되기 전 휴대전화를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A 순경은 경찰 조사에서 "휴대전화가 고장 나서 새 것을 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후 A 순경의 아버지가 "아들이 쓰던 휴대전화를 저수지에 버렸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점을 토대로 수중 수색에 나섰으나, 전화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A 순경의 사무실 컴퓨터와 노트북, 새 휴대전화, 동료 경찰관들의 휴대전화 등도 포렌식(디지털 증거 분석)을 통해 분석했지만, 이 사건과 관련된 영상이나 사진은 확보하지 못했다. A 순경과 동료들이 사용한 클라우드 서버(인터넷 데이터 보관 장소)들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했지만,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A 순경은 당초 검찰 조사에서 "B씨와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고, 사진을 보여준 것도 고의가 아니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A 순경이 혐의 일부를 시인했고, "B씨가 찍힌 사진을 봤다"는 동료들의 일치된 진술, A 순경의 행적 자료 등을 토대로 그를 재판에 넘겼다.


현재 B씨는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A 순경을 고소하지 않은 것 역시 대학 졸업 후 어렵게 취업한 데다, 소문이 나면 2차 피해와 불이익을 당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지검은 이런 사정을 고려해 검찰 송치 전 경찰 수사 단계부터 성폭력 전담 검사를 주임검사로 지정하고, 직권으로 B씨를 위한 국선변호사를 선정했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해야 할 경우 비공개·비대면 심리를 재판부에 신청할 방침이다.

A 순경의 1심 첫 공판은 오는 10일 전주지법에서 열린다.

[박소정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