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보수당의 '새 집 짓자' 요구에 당 내 부정기류
당 내 엇갈린 '통합 목소리' 풀어야…리더십 시험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8일 국회에서 열린 '2020 영입인사 환영식'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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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본궤도에 오르는 듯 했던 보수통합 논의가 잠시 멈춰섰다. 적극적으로 보수통합을 강조해 온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보수 제2정당인 새로운보수당과의 통합을 희망하면서도 유승민 의원이 제안한 '보수재건 3원칙' 수용 여부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새집을 짓자는 원칙을 수용하는 기자회견을 연다는 소문도 나왔지만 해프닝으로 끝날 기세다.
당 안팎에선 보수통합을 성공시키려면 당 내 반발을 잠재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자 조금씩 입장이 다른 보수세력 간 접점을 찾는 것 만큼 당 내 진영 간 보수통합 방식에 대한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수도권ㆍ비박계 의원들이 새로운보수당과의 통합에 절실하다면 대구ㆍ경북(TK)과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은 그 반대편에 서있다.
특히 TKㆍ친박계 의원들은 유 의원의 보수재건 3원칙 중 '새집을 짓자'는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결국 통합의 형태와 직결된다. 당 해체 후 신당 창당은 물론 통합비상대책위원회(통합비대위) 구성, 공동대표체제 등 동일한 지분을 나눠갖는데 대한 우려다.
익명을 요구한 한 영남권 중진의원은 "(새보수당의 요구가) 한국당의 해체라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현실적인 힘의 차이를 인정하고 흡수통합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수분열도 총선에 부정적이지만 무엇보다 한국당이 문재인 정권의 실책에 대해서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지 못한데 대한 비판여론이 가장 큰 극복과제 아닌가"라며 "자석(한국당)의 힘이 세지면 통합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성보수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한국당을 왜 또 헐고 새로 창당하겠다고 하는가. 왜 자꾸 흔들어대는가"라며 공개적으로 반발하기도 했다.
반대로 보수통합을 강조하는 의원들은 이 같은 기류에 반발하고 있다. 친박계이지만 보수통합을 강조해온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누가 황 대표의 메시지를 오락가락하게 만드는가"라며 "통합을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당당하게 나와서 얘기하자"고 말하기도 했다.
당 내 엇갈린 목소리를 수렴하는 것은 황 대표의 리더십과 직결된다. 당 내 자신의 지지기반인 친박ㆍTK의 반발과 우려를 설득하면서 통합에도 속도를 내야하는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보수당과의 통합을 반대하는 이들은 거의 사라졌지만 지분을 동등하게 나눠 재창당 수준의 변화를 줄지, 한국당이 주도권을 쥘 것인지에 대한 생각의 차이가 있다"며 "황 대표의 결단이 필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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