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8일 체육계 '미투' 1호 김은희 테니스 코치(왼쪽)와 탈북민 출신 인권운동가 지성호 씨를 올해 첫 인재로 영입했다. /국회=배정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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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인권'에 방점…황교안 "당내 인권센터 설립"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21대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이 '목발 탈북민' 지성호 북한인권청년단체 나우 대표와 '체육계 미투 1호' 김은희 고양테니스아카데미 코치를 새 인재로 영입했다. 박찬주 전 육군대장 논란이 있은 후 두달여 만에 이뤄진 인재영입이다.
8일 한국당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영입인사 환영식을 열고 새 인재 두 명을 맞이했다. 지 대표는 북한에서 식량을 구하려다 열차에서 떨어져 팔과 다리가 절단됐다. 2006년 목발을 짚고 탈북해 2008년부터 탈북민 자원봉사단체를 꾸려 국제사회에 북한 인권 실태를 알리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김 코치는 '체육계 미투 1호' 인사로, 어린시절 상처를 공개하고 가해자와의 법정 다툼 끝에 정식으로 승소했다. 현재는 어린아이들을 지도하며 체육계의 폭력과 비리 척결에 관심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입당식에서 이들에게 '자유'라고 적힌 빨간색 하트 모양 쿠션을 선물로 건네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지 대표는 입당 인사말에서 "저는 고향이 함경북도 해령시인 대한민국 국민 지성호"라며 "어린시절 먹을 것을 구하려 석탄 열차에서 떨어져 팔과 다리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14살이었던 저는 마취제, 항생제 없이 수술을받아야 했다. 그후 쓰레기를 주워먹는 꽃제비로 영하의 날씨에도 밖에서 잠을 자고 장애를 가진 몸으로 일해야 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경찰당국은 '죽지 않는다'고 고문했고, 목발짚은 저를 길거리에 세워 놓고 매질하기도 했다. 아파서라기 보다는 지켜주지 않는 사회가 서러워서 통곡하며 울었던 그 소년이었기에 오늘이 당연히 행복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 대표는 탈북 후 대한민국 국민이 되고 스스로 한 약속과 포부로 △탈북자인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는 것 △중증장애인인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 △수급자에서 벗어나 납세의 의무를 다하며 살 것 △고향사람들로부터 파견된 대사로 그들 몫까지 사는 것을 이야기했다.
탈북민 출신 인권운동가 지성호 나우 대표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한국당이 인권 문제에 대해 일을 못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인재영입을 맡은 분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변화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배정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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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입당 배경으로 "이자리에 오기까지 많은 고민들이 있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한국당이 인권 문제에 대해 일을 제대로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인재영입을 맡은 분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변화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인권센터 등 내가 일할 수 있는 실질적인 준비들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게 됐다. 인권 개선은 모두가 함께해 나갈 때 사회가 더욱 성숙해짐을 믿으며 함께 일할 것을 결심했다"고 했다.
황 대표는 지 대표의 용기를 추켜세우면서 "국제 사회에서 북한 인권을 낱낱이 알려드리는 살아있는 증인이 되고 있다"며 "2016년도에 북한 인권법이 만들어졌다. 우리 한국당이 선도해서 제정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고 나니 북한 인권법이 사문화 되가고 있다. 저희 한국당이 반드시 정권을 되찾아와서 북한 인권법 등이 다시 집행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총선에서 이겨서 우리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선 역시 통합이 필요하다. 자유우파의 통합, 자유시민들의 통합, 자유민주세력의 통합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대한민국의 소중한 가치인 자유와 공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 뜻이 국민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총선을 앞두고 한국당에 영입된 체육계 '미투 1호' 김은희 테니스 코치(왼쪽)는 인사말에서 "인권 문제만큼은 당의 색은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배정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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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코치도 "인권 문제 만큼은 당의 색과 상관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만 11세의 나이에 테니스 코치로부터 상습적인 아동 성폭력을 당했다. 2017년 가해자와 싸우기로 결심했던 제게 사회적으로 있었던 몇 가지 일은 용기와 희망이 됐다. 피해자들을 대표하는 마음으로 꼭 승소해서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용기를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당 하면 인상부터 쓰던 제가 이 자리에 서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제가 가진 생각과 당이 지향하는 바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면서도 "인권 문제만큼은 당의 색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구체적인 방법 문제, 스포츠 인권 향상, 스포츠 여성인권 향상, 엘리트 스포츠 육성에 대한 의지가 있음을 이 자리에서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김 코치를 향해 "본인이 당한 아픔을 드러내는 것보다 드러내지 않는 것이 편한 삶일 수 있었지만, 우리 사회에 또아리 틀고 있는 잘못된 행태를 드러내서 코치와 후배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는 선구자가 됐다"며 "(김 코치는) 우리 사회에 큰 변화를 이끌었다. 김 코치의 용기에 다시 한 번 감사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어 "오늘 영입한 두 분의 공통점은 용기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인권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남들이 소홀히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우리 당이 두분과 함께 뜻을 이어갈 수 있도록 책임있는 정당의 모습을 함께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모두 '성향이 맞지 않는다'고 한국당 입당을 거절한 바 있다. 하지만 한국당이 인권센터 설립을 공식화함에 따라 입당을 결정했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영입식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이 주도해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보겠다는 뜻"이라며 "구체적 내용은 더 연구해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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