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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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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의 ‘보수통합 열차’, 출발한 지 하루 만에 덜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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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친박 반대 움직임에 새보수당, 기득권 포기요구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62)가 지난 6일 출발을 선언한 ‘보수통합’ 열차가 하루 만인 7일 궤도 이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황 대표가 보수 대통합을 위해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 구성을 선언했지만 당내 친박계 의원들이 새로운보수당과의 통합 추진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보수당은 한국당을 향해 보수 재건을 위해 ‘기득권 포기’를 요구하고 나섰다. 보수 새판짜기를 주도할 두 정당이 첫발부터 통합 엇박자를 내면서 향후 험로가 예상된다.

황 대표는 이날 본격적인 통합 행보를 시작했다. 황 대표는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자유민주국민연합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새해 들어 자유민주세력의 대통합 열차에 몸을 실었다. 뭉쳐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통추위 위원장에 박형준 전 국회 사무총장, 안대희 전 대법관,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바도 있는 김승규 전 국가정보원장 등 구체적인 인사도 거론되고 있다.

황 대표는 취임 인사를 위해 국회 대표실을 찾은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를 맞아 “자유우파, 자유민주 진영이 한번 더 힘을 내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통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 책임대표도 “보수개혁에 매진하면 반드시 한집에서 만나게 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황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국민통합연대가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중도·보수대통합 정당·시민사회단체 대표자 연석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보수통합을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연석회의에는 한국당 정미경 최고위원, 새보수당 정병국 인재영입위원장, ‘미래를 향한 전진4.0’(전진당) 양주상 창당준비위 수석부위원장, 박인환 바른사회시민회의 대표 등이 참석했다.

하지만 한국당 안팎에선 심상치 않은 역풍이 불어닥치고 있다. 당내에선 친박계가 새보수당과의 통합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당초 황 대표는 새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제기한 보수 재건의 3원칙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낼 예정이었지만 친박계가 반발하며 유야무야됐다. 유 위원장이 말한 보수 재건의 3원칙은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 등이다.

친박계 한 의원은 ‘3원칙’ 수용 선언에 대해 “무산될 것으로 봤다. 턱도 없는 얘기”라고 했다.

당 밖 상황도 녹록지 않다.

새보수당은 한국당을 향해 “먼저 기득권을 버리라”고 요구하고 있다. 황 대표로선 수용하기 쉽지 않다. 유 위원장도 “(통합) 논의에 휩쓸리기보다는 저희가 갈 길을 가는 것이 낫다”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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