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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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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vs유승민 '전략분석'…토끼몰이vs배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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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민우 기자] [the300]잃을 게 많은 황교안 vs 잃을 것 없는 유승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의 '수'싸움이 치열해졌다. 황 대표는 '토끼몰이' 전략에 나섰다.

'보수승리'를 명분으로 재야세력과 시민단체 설득한 뒤 새보수당 등 원내정당을 통합 대열에 동참하도록 압박한다. 유 위원장은 '배수진'을 쳤다. 이미 더 이상 잃을 게 없다는 각오다. 시간이 흐를수록 급한건 황 대표일 것이라는 계산도 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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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인재영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뒤 발언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황교안의 '토끼몰이' 전략

황 대표는 새해들어 연일 통합을 강조한다. 그러나 황 대표의 공개발언을 살펴보면 보수진영 제2야당인 새로운보수당에 대한 언급은 가급적 피하는 모양새다.

황 대표는 새해에만 두번째 통합추진위 구성을 언급했다. 지난 1일 신년기자간담회에 이어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통합추진위원회를 만들려고 한다"며 "이기는 통합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자유민주진영 정당은 물론이고 이언주, 이정현 의원 등이 추진하는 신당, 국민통합연대, 소상공인신당 등 모든 자유민주세력과 손을 맞잡겠다"고 밝혔다.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은 무소속 이언주·이정현 의원의 정당을 언급하면서도 원내 8석을 가지고 있는 새로운보수당은 입에 올리지 않았다.

시민단체와 군소정당을 중심으로 먼저 통합 분위기를 띄운 후 새보수당과의 관계도 정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황 대표 입장에서 보수 통합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우선 보수정당 지지자들과 보수시민단체들은 문재인정부를 심판하기 위해서는 보수정당이 제1당이 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요구하고 있다.

황 대표가 총선에서 아무리 선전한다고 하더라도 '통합'이라는 과제를 놓쳐 원내 제1정당을 더불어민주당에 내준다면 책임론을 피할 수 없다. 총선이 100일도 남지 않은 만큼 통합을 위해 주어진 시간이 촉박하다. 황 대표 스스로도 마지노선을 '1월 말'로 언급했다. 외부압력은 큰 데 시간이 없는 황 대표로서는 속이 탈 수 밖에 없다.

통합을 위한 과제를 정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우선 보수 분열을 촉발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부터 난제다.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우리공화당과 손을 잡으면 새보수당과 통합은 어려워진다. 외연확장도 힘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새보수당의 손을 들어주면 열성 지지층을 잃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황 대표 입장에선 시민단체 등 재야에서 '총선승리'를 명분으로 "우선 합치자"는 목소리가 반가울 수 밖에 없다.

국민통합연대 등은 "보수 분열의 원인 중 하나가 된 탄핵에 대해서도 따지더라도 선거 뒤에 따지자. 일단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보수가 뭉쳐야 한다"고 선통합을 주장한다. 황 대표가 '보수승리'를 명분으로 재야세력과 시민단체 설득한 뒤 새보수당 등 원내정당을 통합 대열에 동참하도록 압박하는 '토끼몰이' 전략에 돌입한 이유다.

한국당 한 최고위원은 "한국당이 통추위 구성을 제안한 것을 두고 '한국당 중심의 통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며 "사실 한국당이 통합과정에서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밝힌 만큼 통합논의를 제3지대에서 할 것인지 한국당 주도로 할 것인지는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당이 얼마만큼 기득권을 내려놓을 것인가가 중요할 뿐 통추위는 궁극적으로 새보수당까지 아우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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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유승민의 '배수진'(背水陣)


유 위원장은 '배수진'(물을 등지고 진을 친다는 말로 어떤 일에 죽을 각오로 임한다는 뜻)으로 맞선다. '보수 승리'는 새보수당에 명분이 되지 못한다. 이미 탄핵 과정에서 '보수개혁'을 외치며 탈당까지 했다.

보수개혁에 동참했던 의원들 중 3분의 2가 19대 대선을 거치며 한국당으로 돌아갔다. 그 당시 한국당으로 복당한 의원들이 주장한 명분도 '보수승리'였다.

"돌아갈 거면 그때 돌아갔지 왜 지금까지 고생을 했겠느냐"는 게 새보수당 의원들의 기본 인식이다. "죽음의 계곡을 건너자"는 유 위원장의 말에서 새보수당의 각오가 읽힌다.

유 위원장이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가자△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 등 세가지 원칙을 제시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새보수당이 한국당과 통합하려면 '보수재건'과 '보수개혁'이라는 명분이 충족돼야 한다.

새보수당은 보수통합에 실패할 경우 황 대표가 입는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총선일이 다가올 수록 급한 건 황 대표라는 얘기다.

황 대표가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말해도 유 의원은 "지켜보겠다"고만 답한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내려놓을 것인지를 본 후에 입장을 결정하겠다는 태도다.

새보수당은 또 한국당이 혁신에 실패하면서 외연을 확장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기회요인으로 보고있다.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전날 "우리당이 그동안 실패한 이유가 콘크리트 지지층 확보를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며 "한국당에겐 자유반공세대가 콘크리트 지지층이고 민주당은 소위 386 민주화 운동 세대가 콘크리트 지지층이듯, 우리당에겐 2030이 우리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되는 것이 우리 당의 비전"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준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도 새보수당에겐 나쁘지 않은 카드다. 20~30대 청년들의 지지만으로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것은 어렵지만 다수의 비례의석을 얻어 원내로 진출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더 커졌다.

만약 한국당과 통합에 실패하더라도 원내정당으로 자리를 지킬 경우 '개혁보수'라는 이념적 좌표를 굳건히 할 수 있게 된다. 이미 의석수는 8석까지 줄어들어 잃을 것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후일을 도모할 발판은 마련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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