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부산, 이대선 기자] 1일 오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신임 감독 취임식이 열렸다.롯데 성민규 단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sunday@ose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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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올해 ‘스토브리그’는 드라마보다 더 극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야구계에서는 최근 야구단 프런트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스토브리그’가 화제다. 야구 매니아들에게 익숙한 세이버매트릭스 용어인 WAR, WPA 등의 용어를 안방에 침투시켰고 스토리가 전개되는 구단 ‘드림즈’의 단장 백승수(남궁민 분)의 드라마 속 행보에 야구팬들은 열광하고 공감하고 있다. 실제로 드라마에서 자문을 구한 인물들에는 KBO리그 구단의 현역 프런트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극중 상황과 현실이 100% 일치될 수 없고 일부 각색이 된 부분도 있을 터. 그런데 성민규 단장을 필두로 움직이는 롯데의 올 겨울 스토브리그는 어쩌면 드라마보다 더욱 극적이고 반전의 플롯들로 이어지고 있다.
롯데는 지난 6일 잠잠했던 FA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FA 내야수 안치홍과 2+2년 최대 56억원이라는 계약을 체결하며 올 겨울 FA 시장에서 첫 이적 사례를 만들었다. 또한 그동안 KBO리그에서는 전례가 없던 상호 옵션과 옵트아웃 조항을 포함시키면서 파격적인 계약의 첫 사례가 됐다.
안치홍의 이적 소식이 알려지기 전까지 FA 선수들은 차디 찬 겨울을 견디고 있었다. 이전처럼 확실한 대어급 선수들이 없는 상황 속에서 구단들이 외부 FA들에 대한 관심을 끈 것은 물론, 내부 FA 선수들에게도 냉정한 잣대를 들이밀었다. 이적은 물론 LG와 오지환이 맺은 4년 총액 40억원 이상의 조건을 받을 선수도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롯데는 이러한 잠잠했던 시장에서 처음으로 파동을 만들었다. 안치홍이 원 소속구단이었던 KIA와 협상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롯데가 틈을 파고 들었다. 속으로 군침만 흘렸던 안치홍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시기를 기다렸고, 그 시기를 놓치지 않고 협상 테이블을 마련했다. 12월 말부터 협상이 급물살을 탔고 속전속결로 계약을 끝냈다.
안치홍에게 보장된 2년은 동기부여의 시간이 될 것이고, 2루수로 가치가 절하된 시기에서 자신의 가치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시간을 만들었다. 구단 입장에서도 선수의 전성기인 만 30~31세 시즌을 비교적 저렴한 금액에 활용하고, 이후 노쇠화가 올 수도 있는 2년의 상호 옵션 기간 동안 선택을 하면 된다. 구단으로서도 4년 보장 계약의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파격적인 계약 조건은 이런 상호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파격적인 계약 조건이 만들어졌다.
롯데의 스토브리그 반전은 이미 지난해 11월 말, 스토리 라인을 처음으로 전개했다. 당시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포수 보강에 대한 얘기들이 많았다. 하지만 롯데는 2차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갖고도 SK 외야수 최민재만 지명했다. 포수 보강은 없었다. 롯데의 선택에 의아함을 표시한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 의문은 다음날 곧장 해소 됐다.
한화와 2대2 트레이드를 통해서 포수 지성준을 데려왔다. 선발 투수 자원이었던 장시환을 반대급부로 내줘야 했지만, 백업이지만 20대 중반에 불과하고 군 문제까지 해결한 전도유망한 포수를 받아오면서 포수 고민을 단숨에 해결했다.
2차 드래프트에서의 행보, 그리고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보장된 투수를 포기한 선택은 모두 계산이 되어 있었던 것. 위험부담에도 불구하고 장시환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앞서 노경은과 FA 계약을 체결했기에 결단이었다. 노경은과의 FA 계약, 2차 드래프트, 지성준 트레이드가 모두 하나로 연결된 움직이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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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이번 오프시즌 극적인 행보는 선수 영입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구단 조직의 변화에서도 엿볼 수 있다. 데이터 활용도를 극대화 시키기 위해 R&D 팀을 신설했고 그에 걸맞는 데이터 활용 능력자들을 수집했다. 이 과정에서 팬그래프닷컴 칼럼니스트 출신인 김성민 씨, 조시 헤르젠버그를 영입해 식구로 만들었다. 전체적인 선수단 운영의 무게 중심이 R&D팀 쪽으로 쏠리는 모양새다. 헤르젠버그는 현장과 데이터의 가교 역할을 하는 총괄 코디네이터 역할을 맡는다.
코칭스태프진 구성도 변혁과 궤를 같이 한다. 허문회 신임 감독은 이러한 구단의 철학을 현장에 투영할 수 있는 인물로 구단의 변혁 과정에 동참한다. 래리 서튼 퓨처스 팀 감독도 마찬가지다. 1군 코칭스태프에서도 라이언 롱 타격코치, 행크 콩거 배터리 코치 등 미국 야구를 경험한 인물이 허문회 감독을 보좌한다.
롯데는 이제 내부 FA인 전준우, 손승락, 고효준 등과 협상을 마저 이어간다. 어쨌든 이들에게 아직은 냉정하지만 구단 역시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과연 롯데의 '현실판' 스토브리그의 결말은 어떤 모습이 될 수 있을까./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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