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정계 복귀 소식에 '전권 위임'을 시사했던 손학규 대표가 입장을 번복하면서 바른미래당 귀추에 주목이 몰리고 있다. /더팩트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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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신당 창당 가능성에 무게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정계 복귀를 선언했지만, 전권을 주겠다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무조건 나간다 이런 이야기를 전혀 한 적이 없다"고 입장을 번복하면서 바른미래당에 돌아올지 주목된다.
앞서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 여성 비례대표 의원들을 불러 "안 전 대표가 돌아온나면 모든 지원을 할 것"이라며 귀국을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이 안 전 대표 복귀를 위한 비대위 체제를 요구했을 땐 응답하지 않았다.
지난 2일 안 전 대표는 SNS를 통해 1년 3개월만의 정계 복귀를 공식 선언했다. 이에 바른미래당에 돌아와 당 재정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복귀 후 손 대표와 화합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손 대표는 이날 당사에서 '거취'에 관한 물음에 "안 전 대표가 돌아오면 원하는 것은 뭐든 지원하고, 반대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서서 설득하겠다는 것이지 스스로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고 했다.
3일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도 손 대표는 "벌써 이야기했다. 내가 무조건 나간다 이런 이야기는 전혀, 한 번도 한적이 없고 손학규는 제3의 길 새로운 정치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바탕을 깔고 필요하면 나가겠단 거다"라며 "무조건 나가라, 사전에 나가라는 건 우리 정치의 전형적인 권력투쟁에 지나지 않고 저는 그러한 권력투쟁은 하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손 대표는 이날 안철수계 의원들의 비대위 체제 요구에 대해서도 "저는 사실 황당했다"며 "이것이 과연 안 전 대표의 뜻인지 (모르겠다). 손학규는 안 전 대표가 들어와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개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들어주고 모든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 이야기했는데, 손학규를 사전에 나가라는 건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학규 대표는 사퇴 요구와 관련해 "무조건 나가라, 사전에 나가라는 건 우리 정치의 전형적인 권력투쟁에 지나지 않는다. 하고 싶지 않다"고 일축했다. /남윤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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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손 대표는 지난 해 4·3 재보궐 선거 패배에 대한 지도부 책임론이 제기되자 "추석까지 당 지지율이 10%가 안 되면 그만두겠다"고 공언했지만 추석이 되자 사퇴를 요구하는 의원들을 향해 "제대로 도와주지도 않고 왜 요구하느냐"며 반발한 바 있다.
손 대표는 이번에도 거취와 관련해 "총선 승리, 정치개혁 등 연동형비례대표제 통과로 최소한의 기초가 마련됐는데 여기서 개혁정당의 역할을 어떻게 만들어나갈지 중요한 과제가 있다. 그러한 과제를 버려놓고 '니들 아무렇게나 해라' 이렇게 나가는 건 책임있는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에 따라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의 돌아온 뒤 안철수계 의원들의 향방과 관련해 문병호 바른미래당 전 최고위원은 "손 대표와 이야기가 잘 되면 바른미래당으로 올 거고, 만약에 안 되면 독자창당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당내) 자세한 내막을 직접 보고 듣지 않았지만 전해들은 바로는 손 대표가 말을 조금 바꾸는 건 아닌가 싶다"며 "나도 상황을 봐서 안 전 대표와 함께할 생각이다. 우선 돌아와서 어떤 구상인지 밝히지 않았으니 들어보고 같이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대표의 거취와 관련해 일부 당권파 의원들도 반대 의견을 갖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관계자는 해당 사실을 부인했다. /더팩트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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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당권파 의원인 김관영·주승용 의원도 손 대표의 거취와 관련해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일 최고위원회에도 두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손 대표에 반대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오늘부터 지역에 의정보고회 때문에 불참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해당 관계자는 안 전 대표 복귀와 관련해 "저희가 보기에 안 전 대표 측근이라는 분들도 SNS 글 이상으로 의미 파악을 못 하고 있다"며 "와서 이야기를 들어봐야 하는 것이지, (측근들이) 그 이상의 내용을 더 알고 있는 것 같진 않다"고 밝혔다.
당내 갈등에 대해 당권파 측 의원은 통화에서 "손 대표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 가장 명예로운 길을 모색했으면 좋겠다"며 "당권파 의원들은 현 지도체제를 개편해서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전망이 없다고 이야기가 나온다"고 했다.
그는 "손 대표도 당권파 의원들과 '미묘한 갈등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아무래도 인지를 하신 모양"이라며 "당권파 의원들과는 원래 매주 모임을 가진다. 손 대표 거취와 관련한 이야기는 늘 하던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의원은 안 전 대표 복귀와 관련해 "와서 어떻게 할 건지 미리하는 게 좋겠다는 안 대표의 소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다"며 "가시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주면 준비를 하던지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안 전 대표가 신당 창당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안 전 대표의 측근인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안 전 대표 측이 먼저 돌아올 길을 열어 달라고 해서 (전권 위임 등을) 제안한 것'이라는 손 대표측 주장에 "손 대표가 본인의 정치 입지 때문에 진흙탕질을 시도하고 있다"고 거세게 반발한 바 있다.
한편 새로운보수당 창당에 나선 유승민 의원 등 바른정당계 의원 8명은 3일 바른미래당을 공식 탈당했다. 새로운보수당을 기반으로 보수 통합에 나설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안 전 대표와의 합류 가능성에 대해 유 의원은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비당권파 의원 모임)을 할 때부터 뜻을 같이 해달라고 부탁드렸는데 답이 없었다"며 "다만 제가 한 가지 궁금한 건 2년 전에 이 자리에서 약속드렸던, 개혁 보수와 합리적 중도가 나라를 위해서 잘해보자는 정신에 대해 여전히 동의하는지 묻고 싶다. 그 정신을 여전히 갖고 계신지 궁금할 뿐"이라고 밝혔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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