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개정 과정, 다수 협의체 활동 정당…제1야당 합의했다면 더 바람직"
"北, 대한민국 국토, 국민, 재산 위협·침해하면 적"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31일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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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5일 "삼권분립은 법을 만들고 집행하고 적용하는 기능의 분립을 의미하는 것이지 인적 분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을 지낸 뒤 행정부 국무총리 제안을 받아들인 게 삼권분립 훼손이 아니냐'는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 등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정 후보자는 "현직 국회의장이 국무총리가 되는 것은 삼권분립 위반의 문제가 있겠지만, 국회의원은 국회법에 따라 국무총리 또는 국회의원의 겸직이 허용돼 있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이 지명 발표 때 밝힌 것처럼 민생과 경제 활성화의 성과를 창출하고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역할에 저를 필요로 했다"며 "많이 고심했고 그러한 시대적 소명에 저의 경험과 능력이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고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정 후보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관련해선, "검찰개혁과 권력 남용 통제를 위해 독립성을 가진 기구로 설치돼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이 확보될 수 있다"고 말했다. '4+1 협의체'(민주당·바른미래당 당권파·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가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강행 처리한 데 대해서는 "불가피할 경우 다수결을 따르는 국회 운영의 원칙을 고려하면 국회의원 다수의 협의체 활동은 정당하다"면서도 "제1야당과의 합의를 통해 원만히 처리되었으면 더 바람직했을 것"이라고 했다.
정 후보자는 자신의 가족에게 거액을 빌린 뒤 공직자 재산 신고에 일부 누락한 의혹에 대해 "오래전 발생한 여러 건의 채무를 일시 변제하는 과정에서 일부 채무변제확인서의 채무발생일과 채무 금액을 착오로 잘못 기재한 것"이라고 했다.
정 후보자는 현 정부의 국정운영에서 가장 문제가 있는 3가지 분야를 묻는 말에 '저하된 경제 활력의 회복' '일자리와 소득분배 개선 문제' '저출산과 같은 급속한 인구구조 변화 대응'을 꼽았다. 부동산 정책 방향에 대해선 "앞으로도 집이 투기 대상이 아니라 주거의 개념이 될 수 있도록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을 지속해서 추진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에 대해서는 "인상 속도는 노동자의 생활 안정과 경제 상황을 포괄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돼야 한다"고 했다. 정부가 제시한 올해 2.4% 경제 성장률에 대해서는 "확장적 재정정책과 투자·소비·수출 진작책 등이 경제활력 제고를 뒷받침한다면 달성할 수 있는 목표"라고 했다.
그는 '북한을 주적(主敵)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북한은 군사적 위협이 되는 동시에 평화적 통일을 위한 교류와 협력의 대상인 이중적 지위"라며 "북한이 대한민국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한다면 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대북지원이 북핵 개발에 도움을 준 게 아니냐는 의원 지적에는 "인도주의적 측면과 동포애적 차원에서 북한 취약계층의 열악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취한 조치였으며, 핵 개발·군사력 증강과는 무관한 사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남북이 2018년 '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한 바와 같이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정상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 후보자는 개헌과 관련해서는 "1987년 개헌 이후 30년 이상의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고 권력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는 것이 저의 지론"이라며 "개헌을 통해 승자독식의 정치 구도를 깨뜨리고 삼권 분립의 정신이 구현돼야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복원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분권이 이뤄진다는 전제하에 대통령이 단임(單任)일 필요는 없다고 보며, 중임(重任) 대통령제도 무방할 것"이라고 했다.
정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7∼8일 이틀간 열린다. 국무총리는 헌법에 따라 국회에서 임명 동의를 얻어야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윤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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