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의 광화문 집회에서 폭력 행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총괄대표 전광훈 목사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사진=강민석 기자 msphoto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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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구속심사를 마친 가운데 그의 과거 발언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전 목사는 각종 집회에서 "문재인 끌어내려 주시옵소서", "문재인은 하나님이 폐기처분했다" 등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강도 높은 발언을 거듭해왔다.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일 오전 10시30분부터 낮 12시38분까지 약 2시간 동안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전 목사와 비서실장 이은재 목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구속 여부는 증거자료 검토 등을 거쳐 이르면 이날 밤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 목사 등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대기하게 된다.
전 목사 등 2명에게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및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지난달 27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그는 지난 10월3일 개천절 서울 종로구 광화문부터 청와대 인근까지 열린 대규모 도심 집회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경찰에 폭력을 행사하는 등 위법행위를 벌이는 것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탈북민 단체 등 보수 성향 단체 회원 46명은 청와대 방면으로 이동을 시도하는 중 경찰에 각목을 휘두르는 폭력을 행사해 연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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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권은 주사파·빨갱이정권"…광화문 집회서 헌금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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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하야를 주장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어디로 가고 있는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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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폭력집회를 주도한 혐의 이외에도 종교행사를 빙자해 집회에서 헌금 명목으로 돈을 걷은 혐의(기부금품법 위반)와 내란선동·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으로도 고발된 상태다.
전 목사는 지난 10월3일 열린 '문재인정권 헌정유린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촉구 광화문 규탄대회'에서 "(문재인 정권은) 주사파·빨갱이정권"라며 "문재인 저X을 빨리 끌어내려 주시옵소서. 주사파 50만명 척결해 주시옵소서"라는 원색적인 발언도 했다.
전 목사는 "오늘 이 시간부로 문재인을 대통령에서 탄핵한다"고 외치며 직접 들고 있던 판사봉을 3번 내리쳤다. 그러면서 "다 동의하신걸로 알고 이 시간부로 박근혜를 석방한다"고 말하며 다시 판사봉을 3번 내리치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들에게 헌금을 내라고 요구해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전 목사는 "8월 15일 비가 많이 와서 내가 부도가 났다. 다 주머니를 털어서 하나님의 영광과 갈음하여 주시옵소서"라며 "할렐루야. 오늘 행사 중 가장 기쁜 시간이 돌아왔다. 헌금하는 시간입니다. 헌금하는 시간"고 말하며 헌금을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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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은 벌써 하나님이 폐기처분했다" 막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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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하야를 주장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어디로 가고 있는가?' 기자회견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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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목사는 여러 집회에서 문 대통령을 향한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전 목사는 31일~1일 새벽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옆 세종대로에서 열린 '2020 송구영신' 집회에서 "대한민국에 있는 주사파를 쳐내고 문재인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2020년은 우리가 승리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이스라엘이 70년 포로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것처럼 우리 조국의 김정은 정권이 무너져 통일 조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9일 유튜브 채널인 '너알아TV'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전 목사는 지난해 10월22일 청와대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드디어 문재인은 이미 벌써 하나님이 폐기처분했다"며 "지금 대한민국은 누구 중심으로 돌아가냐. 전광훈 목사 중심으로 돌아가게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왜 그런지 아나? 나에게 기름부음이 임했기 때문에. 그리고 나는 하나님의 보좌를 딱 잡고 살기 때문이다"라며, "하나님 꼼짝마, 하나님.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고 했다. 이 같은 '신성 모독' 발언으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정치적 발언뿐만 아니라 황당한 주장을 거듭해, 기독교계 일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23일 '국민통합연대' 공식 출범식 축사에서 정치에 관여하게 된 이유에 대해 "기도를 하는데 어느날 하나님으로부터 대한민국이 망한다는 짧은 성령을 받게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너 그거 안하면 나라가 망하게 생겼다고 해서 할 수 없이 한기총 대표 회장이 됐다"고 설명했다.
과거 전 목사는 세월호 관련 막말로도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전 목사는 2014년 5월 주일 예배에서 "세월호 사고 난 건 좌파, 종북자들만 좋아하더라. 추도식 한다고 나와서 막 기뻐 뛰고 난리야"라며 "추도식은 집구석에서 슬픔으로 돌아가신 고인들에게 해야지, 광화문 네거리에서 광란 피우라고 그랬어? 돌아가신 젊은 애들한테 한 번 물어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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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이 막말하는 이유는?…"세력 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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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벙커1교회에서 사단법인 평화나무가 주최한 '전광훈 현상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가 열렸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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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목사가 '사이비 교주'와 같은 형태를 보이고 있어 전 목사가 이끄는 보수단체들의 집회가 더 과격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조믿음 바른미디어 대표는 지난달 23일 열린 평화나무가 주최한 '전광훈 현상,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전 목사의 발언과 행동을 사이비 교주와 비교했다. 조 대표는 "전광훈은 최근엔 '하나님 나에게 까불면 죽어'라고까지 말하며 자신을 신과 동일한 수준으로 격상하는데 이는 사이비 교주들이 보이는 특징"이라며 "사이비 교주들은 자신이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과시하고 발언 수위를 높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광훈 목사는 신도들에게 '우리 편이 아니면 가족도 악, 마귀'라는 극단적 이분법을 계속 세뇌해 지지자들을 결집시킨다"며 "전 목사가 과격 발언을 계속하면 이들이 어떤 돌발 행동을 일으킬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 목사가 보수 세력의 비례표를 늘리기 위해 역할을 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토론회에서 김성회 정치연구소 씽크와이 소장은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기독자유당, 우리공화당 같은 보수진영의 군소 정당이 비례대표 의원을 만들기 위한 셈법을 들고 나올 것"이라며 "전광훈도 군소정당에서 비례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전광훈은 '기독자유당이 국회에 입성하면 동성애를 국가질병으로 분류해 그들을 격리 치료하는 법을 만들겠다'는 식의 혐오 발언을 내뱉은 바 있다"며 "유럽에는 이미 반이민·반동성애 세력을 끌어안아 의석 확보에 성공한 극우정당이 있고, 우리나라에도 곧 일어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권지연 평화나무 뉴스진실성검증센터장도 "교계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대형 교회 목사 가운데에는 전광훈씨와 시국관을 함께하는 이들이 많다"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기득권을 잃을까 걱정된 이들이 막말·혐오 등으로 세력을 결집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고 언급했다.
한민선 기자 sunnyda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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