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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열린 2010 프로야구 SK-한화의 경기가 우천취소되자 SK 김광현(오른쪽)이 류현진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DB) |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국산 왼손 특급이 메이저리그(ML)에서 써내려갈 승리 퍼레이드는 경자년(庚子年) 새 시대를 맞은 야구팬에게 가장 큰 기대감을 모은다. 특히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으로 대표되는 결정구가 과연 다른 리그에서 어떻게 비칠지 눈길을 끈다.
2020 ML은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에서 모두 한국산 왼손 특급을 만날 수 있다. 지난해 ML 평균자책점 전체 1위(2.32)에 오른 류현진(33)이 4년 보장액 8000만달러 잭폿을 터트리고 토론토에 입성했다. 7년간 정들었던 내셔널리그를 떠나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아메리칸리그에서 ‘코리안 몬스터’ 위용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00년대 후반 KBO리그에서 류현진과 선의의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김광현(32)은 2년 최대 1100만달러에 내셔널리그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었다. KBO리그 12시즌 통산 136승(77패) 평균자책점 3.27로 특급 성적을 거둔 관록을 ML에서도 뽐낼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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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LA다저스 시절 결정구인 체인지업을 던지고 있다. (스포츠서울 DB) |
류현진은 야구 종주국에서도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위력을 확인했다. 류현진이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던져 세계 최고 수준의 타자들을 돌려세우자 KBO리그에도 체인지업 열풍이 불었다. 슬라이더 투수로 알려진 KIA 양현종은 지난해 11월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에서 명품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1선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양현종의 체인지업을 받아본 NC 양의지는 “떨어지는 각도 좋고 포심 패스트볼을 던질 때와 투구폼이 완전히 똑같아 타자 입장에서 구종을 예측하기 어렵다. 역시 양현종”이라고 극찬했다.
2015년 어깨 수술 후 재활시즌을 치르던 류현진은 체인지업을 배가하기 위해 슬라이더와 컷패스트볼을 장착해 한 단계 성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L에서는 여전히 류현진의 결정구를 체인지업으로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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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시절 김광현이 다부진 표정으로 슬라이더를 던지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
류현진이 ML에 데뷔해서도 자신의 주무기를 관철시킨 점은 김광현에게 자신감을 줄 수 있는 요소다. 김광현도 구종 다변화를 위해 커브와 스플리터를 장착해 완급조절에 신경썼지만, 기본적으로는 시속 150㎞를 웃도는 파워피처 이미지가 강하다. 포심 패스트볼 위력이 돋보인 이유는 140㎞대 초반까지 측정되는 고속 슬라이더 덕분이다. 와일드한 폼에 타점까지 높은 김광현은 슬라이더를 횡이 아닌 종으로 변하게 던진다. 구속을 늦춰 휘는 각을 크게 만드는 기술도 갖고 있다.
ML 왼손 투수들이 던지는 컷 패스트볼보다 떨어지는 각이 크기 때문에 빠른 공에 타이밍을 맞추더라도 헛스윙하거나 땅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세인트루이스에는 ML에서도 특급으로 꼽히는 야디어 몰리나가 마스크를 쓴다. 상대 허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볼배합으로 김광현의 ML 적응을 도울 예정이다. 김광현이 슬라이더로 ML을 평정하는 장면은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더불어 류현진의 체인지업과 김광현의 슬라이더 중 ML에서는 어느 구종이 더 위력적인지 분석할 수도 있다. 공 하나에 다양한 얘깃거리를 만들어내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