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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인공위성과 우주탐사

'시진핑 우주몽' 꺼림칙한 美, 日에 "유인 달탐사하자"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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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국장이 지난 9월 방일해 제안

2025년 이후…달에 인간 보낸 두번째 국가 돼

천문학적 예산 소요…日에 러브콜

中의 우주 위협 대응…인도태평양전략 '우주판'

중앙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5월 유인 달 탐사를 2024년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 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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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일본에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를 함께 하자’고 정식 제안했다. 지난해 9월 일본을 방문한 짐 브라이든스틴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이 일본 정부에 이런 제안을 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1일 보도했다. '우주 굴기(崛起)'를 내세우며 세계 최초로 달의 뒷면에 탐사선을 보내는 등 빠른 속도로 우주개발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일본 우주비행사가 달에 발을 내딛는 것은 2025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계획이 성사되면 일본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달에 인간을 보낸 국가가 된다.

미국은 ‘아폴로 계획’(1961~72년)에 따라 12명의 우주비행사를 달에 보냈다. 이후 어떤 국가도 유인 달 탐사에 나서지 못했다. ‘우주 패권’을 주창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 ‘다시 유인 달 탐사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른바 '아르테미스 계획'이다.

일본도 적극적이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일본을 국빈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르테미스 계획 동참을 검토하겠다고 먼저 제안했다는 것이다. 이후 9월 24일 방일한 브라이든스틴 NASA 국장이 일본 정부의 우주정책위원장인 가사이 요시유키(葛西敬之) JR도카이 명예회장 등을 비공식 면담하는 자리에서 “미·일 양국의 우주비행사가 월면(月面)에 함께 서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일측이) 전향적인 검토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계획에 따르면 미국은 2024년 남·녀 우주비행사 2명을 시작으로 매년 유인 탐사를 전개할 예정이다. 아르테미스 계획에는 유인 달착륙 외에도 달기지 건설과 '게이트웨이(Gateway)'로 불리는 달궤도 우주정거장 건설까지 포함돼 있다. 게이트웨이는 이름 그대로 화성 탐사 등 더 깊은 우주로 떠나는 중간기지 역할도 하게된다.

결국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이는 과거 미국이 달 탐사와 우주비행선 프로젝트를 접은 결정적인 이유다. 일본에 러브콜을 보내는 중요한 배경으로도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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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스계획의 첫 단계는 2024년 달에 우주비행사를 보내는 것이다. [사진 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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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지난해 10월 결정한 게이트웨이 기술·기기 제공에 대한 예산만 2024년까지 2130억 엔(약 2조268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현재 일본의 국제우주탐사 관련 예산(연간 350억~400억엔)의 5배가 넘는다. 우주비행사를 달에 보내는 비용을 고려하면 예산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이번 제안은 미·일이 군사동맹을 우주와 사이버 영역으로 확장하는 가운데 나왔다. 위성 격추 능력 등 중국발 위협의 현실화를 반영한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1월 무인 탐사선인 창어4호를 세계 최초로 달의 뒷면에 착륙시켰다. 달의 뒷면은 움푹 파인 크레이터(운석 충돌구)가 많아 탐사선의 착륙이 어렵고, 지구와 통신도 제한된다. 역설적으로 그만큼 중국이 많은 자금을 들여 이런 난관을 극복하는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미·일의 공동 우주 프로젝트가 양국이 중국을 봉쇄하기 위해 펴고 있는 인도·태평양전략의 우주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주광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미래기술연구소장은 "일본도 그간 유인 달 탐사를 꿈꿔왔지만 예산 및 기술력의 문제로 시도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결국 미·일 양국이 경제적·국제안보적 측면에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의 달 탐사 계획은 안개 속을 해메고 있다. 애초 올해까지 달탐사 궤도선을 보내기로 했던 계획이 기술력 부족과 탑재체의 무게 초과, 연료 부족 문제 등으로 수정되면서 2022년 7월까지 미뤄졌다. 이와 관련 탐사선이 달 궤도를 도는 방법도‘원궤도→타원궤도→원궤도’로 계속 수정되고 있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2030년까지 무인 달착륙선을 보내겠다는 계획 또한 ‘추진 상황을 봐가면서 한다’는 조건부로 전락했다” 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일정이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하면서 생겨난 부작용”이라고 말했다.

김상진·권유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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