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부산 김진엽 기자] 모든 것이 이상적인 농구영신(농구+송구영신)이었다.
KT와 LG가 지난달 31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2019년의 마지막 날에 방점을 찍는 농구영신이자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서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많은 득점이 터지진 않았으나 끝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팽팽함을 유지하며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농구영신은 농구장에서 선수들과 팬들이 함께 새해 카운트다운을 세는 KBL의 야심작이다. 지난 2016~2017시즌 처음으로 고개를 든 농구영신은 2017~2018시즌까지 오리온과 SK의 연고인 경기 고양와 서울 잠실을 오가며 의미를 더했다. 이번 시즌에는 지난 시즌에 이어 LG와 KT가 창원과 부산에서 새해 카운트다운을 셌다.
4회째를 맞은 농구영신은 해를 거듭할수록 안정을 찾고 있다.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하는 점은 팁오프 시간. 작년은 오후 11시에 시작, 하프타임때 새해를 맞는 식으로 경기를 편성했다. 하지만 모든 행사가 너무 늦게 진행되는 바람에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올해는 1시간 앞당겨, 경기가 종료된 후에 새해를 맞기로 일정을 변경했다.
이에 작년에 이어 올해도 농구영신을 치르는 서동철 KT 감독은 “시작 시각이 앞당겨진 것은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주엽 LG 감독 역시 “이런 행사에 우리 선수들이 나서는 것은 뜻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음에는 다른 팀들도 했으면 좋겠다”는 기존과 다른 경기 운영 때문에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특유의 입담으로 토로하기도 했다.
귀가 시간이 상대적으로 편해진 만큼 많은 팬이 농구영신을 보기 위해 경기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갑작스레 기온이 영하까지 떨어졌지만 사직의 농구 열기는 뜨겁디뜨거웠다. 양 팀 최고의 스타인 허훈(25·KT)과 김시래(31·LG)가 부상으로 빠졌음에도 관중 동원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팬들을 맞기 위한 푸드트럭이 체육관 앞에 빼곡히 들어섰고, 팬들의 발걸음은 팁오프 전까지도 끊이질 않았다. 그 결과 관중 매진을 기록했다.
매진을 넘어 추가 입장까지 이뤄졌다. 본래 사직체육관은 1만 4천여석인데 2~3층에 있는 광고 통천이 설치돼 있어 KBL 등록 만석 기준이 6000석으로 줄었다.
하지만 이보다 많은 관중이 찾아 2층 양쪽 골대 뒤에 있는 대형 통천을 모두 걷어내고 관중을 받았다. 구단 측에 따르면 이는 지난 2014년 1월 12일 DB전 이후 5년 11개월 만이다. 이번 시즌 관중 기록도 경신했다. 총 7833명의 관중이 찾았는데, 이는 이번 시즌 KBL 전체 통틀어 최다 관중(종전 삼성vsSK전 7834명)이다.
극단적 최악의 가능성으로 거론됐던 2~3차 연장도 일어나지 않았다. 정규 시간 내에 양 팀이 승패를 갈랐다. 팽팽함의 균형은 3쿼터까지 이어졌는데, 김영환과 바이런 멀린스 등을 앞세운 KT가 승전고를 울렸다. 그렇게 모두가 최고의 분위기서 일정에 쫓기지 않는 가벼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을 수 있었다.
wlsduq123@sportsworldi.com 사진=KBL·김진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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