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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상륙

HMR·에어프라이어에 웃고, ASF에 울고…주류는 ‘테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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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식품업계 결산

HMR 고속성장하고, 에어프라이어와 냉동식품 상승효과

ASF로 돼지고기 대한 소비자 불안감 증대

하이트진로, 신제품 2종 연타석 홈런

액상 전자담배 논란은 현재진행형

이데일리

CJ제일제당의 생선 HMR 시리즈 (사진=CJ제일제당)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올해 식품업계는 HMR(가정간편식)이 시장을 휩쓴 한해였다. 한켠에선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 상륙하며 업계에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주류업계에선 간만에 히트상품이 탄생했다. 하이트진로의 맥주 신제품 ‘테라’와 소주 신제품 ‘진로이즈백’이 연타석 홈런을 쳤다. 담배업계는 연초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었지만 미국발 건강 이슈로 이내 꺾였다.

다사다난했던 2019년 식품업계를 주요 이슈를 통해 되짚어 본다.

◇불황 속 한줄기 희망된 HMR

HMR은 최근 수년간 국내 식품업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제품군이다. 식품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는 와중에도 HMR은 1인 가구의 증가가 빠른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

1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 규모는 올해 4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오는 2023년엔 5조원 규모까지 성장해 지난 2016년 대비 2.5배 이상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HMR의 인기에 기존 제조업체들은 경쟁대상을 외식업체로 잡을 정도로 제품을 프리미엄화시켰다. 반면, 외식 프랜차이즈들도 자사 대표 상품을 앞세워 HMR 시장에 뛰어들었다.

요리하는 즐거움을 놓치고 싶지 않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밀키트’ 시장도 활성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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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트레이더스 ‘보이는 에어프라이어’ (사진=이마트)


◇에어프라이어 뜨니 냉동식품도 활짝

에어프라이어가 주방 필수 가전으로 자리잡으면서 냉동식품도 인기를 끌었다.

국내 에어프라이어 보급률은 40%를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등장 초기만 해도 고가의 제품이 많았지만, 최근에 저렴한 대용량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보급률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에어프라이어로 간편하게 냉동식품을 조리할 수 있게 되면서 냉동식품도 다양화·프리미엄화를 겪었다.

제조업체들은 아예 에어프라이어 전용 냉동식품을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에어프라이어 전용 브랜드 ‘올반 에어쿡’을 선보였다. CJ제일제당이 선보인 고메 프라잉스낵은 출시 100일만에 매출 220억원을 올려 전년 대비 50% 가까이 매출이 늘었다.

에어프라이어는 냉동만두 시장에도 훈풍을 불러왔다. 에어프라이어 조리를 염두에 두고 얇은 피와 푸짐한 속을 채운 프리미엄 만두들이 시장을 견인했다.

올해 냉동만두 시장 규모는 48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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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경남 창원에서 열린 ‘2019 마산국화축제’에서 관람객들이 한돈 요리를 시식 하고 있다.이번 행사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인한 국민 불안 해소와 한돈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 진행된 소비 촉진 행사이다. (사진=대한한돈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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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하던 ASF, 결국 상륙

세계적으로 ASF가 유행하면서 국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던 중 지난 9월 경기도 파주에서 첫 ASF 확진 사례가 나왔다.

파주에 이어 김포, 연천, 강화까지 ASF가 삽시간에 퍼지면서 돼지고기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 당 돼지고기 가격은 한때 6000원을 넘기며 40% 이상 오르기도 했다.

식품업계도 비상사태였다. 당장 돼지고기 수급이야 수입산으로 대체하면 되지만, 돼지고기가 들어간 가공육에 대한 소비자 불안감은 쉽게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ASF 초기 폭등했던 돼지고기 가격은 소비 위축으로 이내 폭락해 농가 위기로 이어졌다. 돼지고기의 생산자물가는 지난 10월, 전월 대비 32.5% 떨어졌다.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kg당 3156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3% 낮았다.

다행히 연말을 향해 갈수록 ASF가 잡히면서 돼지고기 가격도 지난달부터 서서히 정상범위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ASF 유행은 대체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도 됐다. 기존 돼지고기의 대체재인 닭고기는 물론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인공육 개발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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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테라’(왼쪽)와 ‘진로이즈백’ (사진=하이트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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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진아’가 쌍끌이한 주류업계

주류업계에선 하이트진로가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테라는 지난 3월 출시 후 누적 판매량이 4억5600만병을 넘어섰다. ‘청정라거’ 콘셉트로 출시한 테라는 초록색 맥주병과 호주 골든트라이앵글 맥아 등으로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를 뒀다.

레트로 열풍에 기댄 진로이즈백 역시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 과거 국내 대표 소주였던 ‘진로’의 하늘빛 병으로 향수를 불러 일으키면서도 도수는 16.9도로 낮춰 젊은층까지 사로잡았다.

출시 2달만에 1000만병을 팔아 연간 목표치를 조기에 달성했다. 지난 11월말 기준으로 1억병이 넘게 팔렸다.

여기에 기존 소주 ‘참이슬’은 경쟁상대인 롯데주류 ‘처음처럼’이 주춤한 사이 시장 1위를 공고히했다.

그 결과 하이트진로는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4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9% 증가했다. 매출은 5291억원으로 5.8%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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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서울 시내 편의점 GS25에서 점원이 판매중단된 가향 액상 전자담배를 수거하고 있다. GS25는 정부의 사용 중단 권고에 따라 이날부터 쥴에서 생산하는 액상 담배 트로피칼·딜라이트·크리스프 3종과 KT&G의 시트툰드라 1종 등 총 4종의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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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채 못 간 ‘액상형 전자담배’ 기대감

담배시장에선 연초부터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었다.

‘전자담배계의 애플’로 불리는 쥴랩스가 국내 시장에 진출하며 폐쇄형 액상 전자담배(CSV) 시장을 열었다. 이어 KT&G도 ‘릴 베이퍼’를 출시해 액상형 시장에 맞불을 놨다.

잇따라 신제품이 나오며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은 지난 5월 0.85%에서 6월 1.3%로 증가했다.

액상형 전자담배가 기지개를 펴고 있을 즈음 미국에선 액상형 전자담배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폐손상 사례가 1500건 가까이 발생했다.

이에 우리 정부도 지난 10월 사용 중단을 강력하게 권고했다. 편의점 등 주요 유통업체들도 자체적으로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나서 액상 성분 분석을 진행한 결과 쥴랩스와 KT&G를 포함해 총 13개 제품에서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검출됐다. 이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유력한 폐 손상 의심물질로 지목한 성분이다.

비타민E 아세테이트 외에도 글리셀린 등 성분에 대한 인체 유해성 검증도 아직 남아있다.

전자담배 사용자와 업계 관계자들이 모인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에선 정부가 증세를 위한 포석을 깔고 있는 것이라며 팽팽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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