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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상륙

그래핀·돼지열병·구충제…테마가 흔든 올해 코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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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코스닥, 바이오株 '주춤'에 테마株 '요동'

'꿈의 신소재' 그래핀 관련株부터

돼지열병 관련株, 개 구충제 관련株 크게 등락

이데일리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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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2019년, 코스닥을 대표하는 미래 먹거리로 꼽히던 바이오 관련주들이 잇따라 무너지며 힘겨웠던 코스닥 시장의 빈 자리를 ‘테마주’가 차지한 한 해였다. 코오롱티슈진(950160)의 인보사, 신라젠(215600)의 펙사벡 사태 등이 연달아 터지며 투자자들은 ‘테마’에 집중했고, 테마주들의 주가도 출렁였다.

◇ 꿈의 신소재 ‘그래핀’, 주가 띄우는 꿈의 新테마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돋보였던 테마는 ‘그래핀’이었다. ‘꿈의 신소재’라고 불리는 그래핀은 흑연이 원료로, 투명도가 높고 두께가 얇은데다가 전류 전달과 열전도율이 좋아 구부릴 수 있는 디스플레이인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로 쓰일 것으로 기대되는 물질이다.

그래핀 관련주 중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종목은 국일제지(078130)다. 국일제지는 지난해 말 1185원에 불과했던 주가가 30일 5980원으로 거래를 마쳐 1년 사이 4배나 올랐다. 국일제지는 코스닥 상장사 중 올해 두 번째로 큰 주가 오름폭을 보인 종목이기도 하다. 국일제지는 100% 자회사인 국일그래핀을 통해 그래핀 관련 사업을 진행중이라는 소식에 대표적인 그래핀 관련주로 분류됐다.

나노메딕스(074610) 역시 그래핀 관련주로 분류되며 주가가 크게 오른 바 있다. 나노메딕스는 지난 6월 그래핀 업체인 스탠드다드그래핀의 전환사채에 100억원을 투자하고 사업 목적에 그래핀 관련 사업을 추가했다. 스탠다드그래핀의 고문은 ‘투자의 귀재’이자 지난해 ‘대북(對北)주 열풍’의 장본인인 짐 로저스가 맡고 있다. 짐 로저스가 고문을 맡고 있는데다가, 투자까지 나섰다는 소식에 나노메딕스의 주가는 6월 한 달에만 36% 넘게 오르는 등 2달 만에 주가가 2배 가까이 치솟았다.

다만 그래핀은 아직 산업 소재로서 상용화된 사례가 없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나노메딕스의 경우 소방차 제조라는 본업을 두고 바이오 진출에 이어 그래핀 사업 진출에 나서는 등 주가 부양으로 테마를 이용한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기도 했다. 실제로 관련주로 분류되는 종목들도 이슈가 한풀 꺾인 후에는 주가가 다시 오르지 못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나노메딕스는 지난 11월에만 17% 넘게 떨어진 이후 이달 들어 11% 내렸으며, 국일제지 역시 이달 들어 하락세로 전환, 내림폭이 13%에 가깝다.

◇ 코스닥 흔든 개와 돼지, 돼지열병과 개 구충제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역시 코스닥 시장을 달군 큰 테마였다. 처음 국내에서 돼지열병이 확진된 9월 이후 돼지열병의 진행 추이에 따라 테마도 이동해왔다. 처음에는 방역 및 예방에 석회가 쓰인다는 소식에 석회 및 시멘트 관련 업종과 동물 백신·방역주가 큰 폭 올랐다. 이어 가축에게 급여하는 잔반(음식물 폐기물)이 돼지열병의 원인으로 꼽히자 사료주가 각광받았으며, 중장기적으로 닭고기 및 수산물이 돼지고기의 대체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관련주가 크게 올랐다.

종목별로 흐름을 살펴보면 먼저 생석회를 판매하는 업체인 백광소재(014580)는 9월 한 달에만 46.85% 오르며 ‘돼지열병 테마주’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동물 의약품 업체 이글벳(044960)은 20% 올랐으며, 방역 관련주로 묶인 체시스(033250)도 무려 163.69%나 올랐다. 배합사료 업체인 한일사료(005860)가 38.24% 올랐으며 대체육인 닭고기 관련주인 마니커에프앤지(195500)도 같은 기간 162%가 넘는 오름폭을 보였다. 급등 이후 이들은 모두 적게는 2%대에서 많게는 40%대까지 모두 하락했다.

한편 연말에는 ‘개 구충제’ 관련주가 코스닥 시장에서 눈에 띄었다. 개 구충제의 성분인 ‘펜벤다졸’이 항암 효과가 있다는 소식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된 것이 계기였다. 이에 펜벤다졸 성분이 함유된 의약품이나 비슷한 성분인 알벤다졸을 함유한 의약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개 구충제’ 테마주로 묶이며 큰 폭의 주가 상승을 보인 것이다.

이들의 오름폭은 9~10월에 걸쳐 두드러졌다. 제일바이오(052670)는 펜벤다졸 구충제를 판매하는 회사로 알려지자 두 달 새에 주가가 두 배 올랐다. 진바이오텍(086060) 역시 자회사인 다원케미칼을 통해 펜벤다졸이 함유된 동물용 구충제를 만든다는 소식에 9월 한 달에만 45%가 올랐다. 알리코제약(260660)은 알벤다졸 성분의 구충제를 생산한다는 것이 알려지자 주가가 두 달만에 67% 치솟았다. 다만 이들은 급등한 달 이후 한 달 새 10%대까지 등락을 반복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테마주는 실제 실적과 연관이 있는지를 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1년 전체로 시야를 넓히면, 대부분의 종목들이 급등 후 상승분을 반납하는 양상을 보이며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떠올랐던 테마들 중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등 실질적인 성장 가능성이 있거나 실제 투자가 이뤄지는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실체가 없는 경우가 많다”며 “투자하고자 하는 기업의 실적이나 성장 가능성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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