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백연식 기자]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기반의 5G 서비스를 상용화 한 우리나라는 5G 서비스 가입자 5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 등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리더들이 5G를 체험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고 이동통신 3사에는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들의 협력 제의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5G 장비 시장에서 점유율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정부도 범부처 차원의 '5G 플러스 전략'을 마련, 최근 차세대 주파수 확보를 위한 5G 스펙트럼 플랜을 발표했다.
하지만 아직 5G 킬러 콘텐츠가 없어 단말 공짜폰 마케팅 등으로 5G 가입자를 모으고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아직 건물 안과 지하철 등에서 여전히 5G를 이용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요금제가 5만원대 이상 중고가 위주여서 더 다양한 요금제가 나와 소비자의 선택권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는 5G 상용화 1주년인 내년 4월까지 3만원~4만원대 5G 중저가 요금제를 출시한다는 목표지만, 이통사들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자체 5G 가입자가 1000만명이 넘어야 5G 중저가 요금제 출시가 가능하다는 것. LTE의 경우 서비스 출시 1년 6개월만에 가입자 1500만명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내년 쯤 5G 중저가 요금제 출시가 무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KTOA(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5G 서비스 가입자는 약 433만명이다. 매주 약 8만명 이상 가입자가 꾸준히 늘고 있어 연말까지 최소 470만명, 내년 초에는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약 1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LTE까지는 패스트 팔로어(추격자)로서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었지만, 장비 및 단말 등이 외산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5G는 우리나라가 퍼스트 무버(선도자)로 세계 최초 상용화를 준비함에 따라 국산 제품 개발과 활용이 크게 증가했다. 이동통신 3사는 5G 기술 노하우를 5G 무선 중계기 등의 개발에 활용, 장비 국산화와 국내 장비업체 해외진출 기반 마련 등 동반성장이 가능한 5G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또 각 사별로 차별화된 5G 서비스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R·VR, 웨이브(OTT), 클라우드 게임 등의 상품을 출시, 실감형 컨텐츠 누적 500만 뷰, 웨이브 140만 명 가입자 돌파 등의 성과를 냈다. 또 미국·EU에 양자암호통신, 독일·싱가포르·일본·필리핀 등에 5G 상용화 기술을 수출·전수했다. KT는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스마트의료, 미디어 등 다양한 기업대상 사업에 5G를 활용한 실증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현대로보틱스와의 5G 엣지 클라우드 기반 로봇 관리시스템(HRMS), 모바일로봇, AI음성인식 협동로봇을 개발 중이고 현대중공업(한국조선해양)과는 스마트조선소로의 변화를 위한 산업안전용 CCTV, AR글라스 솔루션 등을 개발하고 있다. KT는 앞으로도 기업간 거래(B2B)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5G 기술을 접목한 스포츠·공연 중계, AR·VR 등을 통해 이용자들이 5G를 통한 일상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했다. 10월에는 차이나텔레콤에 국내 최초로 5G 솔루션과 콘텐츠 수출에도 성공했다. 내년에는 5G 네트워크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체감 품질을 업그레이드하는 한편, 향후 5년간 2조6000억원을 투자해 혁신 콘텐츠 발굴 및 관련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클라우드와 AR·VR을 결합한 교육, 게임 등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2020년에는 5G 28㎓ 대역과 5G SA(스탠드얼론, 단독모드) 서비스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5G가 진정한 4차 산업혁명의 인프라로서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발하게 접목·활용되고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되는 한해가 될 전망이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11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메리어트파크센터에서 열린 이동통신3사 CEO 간담회 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황창규 KT 회장,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사진=과기정통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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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를 향한 5G 남은 과제는?
문제는 5G 상용화 세계 최초가 세계 최고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5G 킬러 콘텐츠 개발이다. 이통사들이 클라우드 게임이나 VR, AR 등을 선보였지만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5G 저지연성을 활용한 기업대상 서비스가 먼저 활성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LTE는 속도로 차별화할 수 있었기 때문에 콘텐츠나 불법 보조금 마케팅 없이도 빠르게 가입자를 모을 수 있었다. 5G는 LTE보다 속도가 빠르기는 하지만 5G 초기의 경우 LTE 속도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이용자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같은 생각을 뛰어넘으려면 5G 특징을 살릴 수 있는 콘텐츠 개발에 나서야 한다. 음영지역도 문제다. 상용화 8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5G 스마트폰을 'LTE 우선모드'로 사용하고 있는 이용자가 대다수다. 사실상 5G 상용화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이동통신 3사는 내년 5G 음영지역을 줄이기 위해 전국 85개 시·동 단위로 5G 기지국을 지속해서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인빌딩 장비를 본격 구축해 실내 5G 품질 확보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올해 연말까지 7만 개 이상의 5G 장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KT는 11월 말 기준 5G 장비를 6만3000여개, LG유플러스는 6만7000여개 구축했다. 이통3사는 늦어도 내년 하반기부터 28㎓ 대역 기지국 설치를 시작한다. 5만원대 이상 중고가 요금제로 이뤄져 있는 5G 요금제 체제 역시 단점으로 지적된다. 소비자 선택권을 늘리고, 다양한 가입자 층으로 이뤄져야 5G 가입자를 더 많이 끌어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11월, 이통3사 CEO와의 간담회를 추진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최 장관은 5G 대용량 콘텐츠 트래픽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5G 단말기가 플래그십 중심으로 출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다양한 단말을 출시하도록 관련 업계와 협의하고 5G 중저가 요금제 출시도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통 3사는 당장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표했지만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아직은 5G 가입자가 부족하고 망 구축에 많은 돈이 들어가 (5G 중저가 요금제 출시는) 시기상조"라며 "보편적인 서비스로 거듭나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통사 측은 보편적 서비스 기준으로 가입자 1000만명을 생각하고 있다.
KTOA 관계자는 "5G 세계 최초 상용화로 열린 기회의 창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선도산업 육성, 투자기반 강화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통신사업자들 또한 5G 전국망 조기 구축과 세계 최고 수준의 5G 서비스 제공을 위해 내년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ETRI (편집=백연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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