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5 (수)

이슈 청와대와 주요이슈

中언론 "文, 홍콩은 中 내정문제라 해"… 청와대는 부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靑, 홍콩 인권문제 외면 논란에 "시진핑 얘기 잘 들었다는 말 했을뿐"

아베는 "홍콩 매우 우려"… 文대통령의 방한 요청에 習 "적극 검토"

文대통령 "남북철도 이어 中·유럽까지 연결하자" 리커창 "함께 구상"

문재인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각)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게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문제와 관련한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해제 요청을 하고 "한·중 간 교류가 활기를 되찾아 양국 교역이 2000억달러를 넘어섰고 800만명이 넘는 국민이 이웃처럼 양국을 오가고 있다"며 "잠시 서로 섭섭할 수는 있지만 양국 관계는 결코 멀어질 수 없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사드 보복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만큼 우리 정부도 '섭섭하다'는 표현으로 보복 해제를 에둘러 요청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시 주석은 "(사드 문제는) 타당하게 해결되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또 시 주석의 방한(訪韓)을 요청했다. 정부는 내년 4월 예정돼 있는 시 주석 방일(訪日)에 맞춰 방한도 성사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 주석은 방한 요청에 "적극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대신 문 대통령에게 사드 해결 촉구와 함께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 여부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 정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시 주석 방한 조건으로 사드 해결 및 중거리 미사일 배치 거부 등을 내세운 것"이라며 "결국 한·미 동맹 약화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시 주석은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는 한·중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중거리 미사일은 특히 중국의 전략 무기를 겨냥한 것인 만큼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명확한 답변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국이 실전 배치를 요구하게 될 경우, 중국의 강력한 반발과 추가 보복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에게 "홍콩 일이든 신장과 관련된 문제든 모두 중국의 내정(內政) 문제"라고 말했다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보도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시 주석이 홍콩, 신장 문제에 대해 '내정 문제'라고 설명했고 문 대통령은 시 주석 언급을 잘 들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을 뿐"이라고 했다. 이와 달리 아베 총리는 이날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홍콩 문제 등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 자제하는 대응과 사태 조기 수습을 바란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외교가에선 "북한 인권 문제에 이어 국제적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홍콩 등 인권 문제에 대해 인권변호사 출신 문 대통령이 중국 정부를 일방 지지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또 '중국의 꿈(中國夢)'을 언급하며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 주도의 신실크로드 구상)와 한국의 신남방·신북방 정책 간 연계 협력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이후 "신남방 정책과 인도·태평양(Indo-Pacific) 전략의 조화로운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었다.

한·중 정상회담이 끝난 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북 제재 완화에 대해 양 정상 간 얘기가 오갔느냐'는 질문에 "(중·러가 유엔에 대북 제재 완화 결의안을 제출한 것에 대해) 저희도 주목하고 있다"며 "한반도 안보가 엄중한 상황에서 다양한 국제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청두(成都)로 이동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회담을 가진 자리에서도 "끊어진 남과 북의 철도와 도로가 완전히 이어지고 한반도에서 중국, 유럽까지 그물망처럼 연결되는 유라시아 물류 혈맥의 완성은 다자평화안보체제로 발전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리커창 총리는 "중국도 함께 구상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이날 문 대통령과 리커창 총리의 회담엔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7분 늦게 도착하기도 했다.



[청두=정우상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