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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아직도 모르겠다" 이병헌이 밝힌 #백두산 #하정우 #할리우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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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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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이병헌이 재난 블록버스터로 돌아왔다. "잘 빠진 (전형적인) 시나리오다 보니까 매력이 덜 느껴진 부분이 없지 않았다"던 이병헌. 그랬던 그가 '백두산' 출연을 결심하게 된 과정이 무엇이었을지, 그리고 연기에 대한 고민 등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백두산'(감독 이해준 김병서) 주연 이병헌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백두산'은 남과 북 모두를 집어삼킬 초유의 재난인 백두산의 마지막 폭발을 막아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병헌은 '백두산'에서 백두산의 마지막 폭발을 막기 위한 결정적 정보를 손에 쥔 북한 무력부 소속 일급 자원 리준평 역을 맡았다. 리준평은 베이징 주재 북한 서기관으로 위장 활동을 하다 남측 이중 첩자라는 사실이 발각된 후 수감돼 있던 중 조인창(하정우 분)이 이끄는 비밀 작전에 합류하게 된다.

이병헌은 '백두산'을 통해 데뷔 이래 처음으로 북한 요원에 도전했다. 영화 '내부자들' '마스터' '남한산성'과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까지 매 작품 새로운 변신으로 활약해온 이병헌. 이번에는 속내를 쉽게 읽기 힘든 캐릭터를 진지한 연기와 더불어 유머러스한 매력으로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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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은 처음에 '백두산'의 시나리오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처음에 봤을 땐 너무 잘 빠진 시나리오였다"고 운을 뗀 후 "잘 빠진 시나리오다 보니까 왠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매력이 덜 느껴진 부분이 없지 않았다. (하)정우가 먼저 캐스팅이 됐고 그걸 알고 있었지만 전화를 직접 받고 정우로부터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다 보니까 긍정적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감독 미팅하고 김용화 감독도 만나고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병헌은 '잘 빠졌다'는 말의 이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너무 매끄러우니까 오히려 결핍이 안 느껴지는 시나리오였다"며 "물론 그런 영화에도 매력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건드릴 데가 없으니까 덜 매력적인, 개인적으로 그런 느낌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매끄럽게 잘 빠졌다는 건 '전형적인 것' 같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그림이 그려지는데 할리우드 영화 보는 것처럼, 크게 예상 빗나가지 않는 것 같은 전개들, 그런 것들이 매끄러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병헌은 "과연 보는 관객이 우리 의도대로 이해해줄까 생각되는 지점도 있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영화 성격상, 버디무비 성격이 있으니까 (하정우와) 만들어가는 게 생기더라"며 "물론 아쉬움들이 있다. 시간적으로"라며 "사실 후반 작업이 길게 필요한 영화인데 급하게 후반 작업을 끝내야 했어서 시간적 아쉬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자신의 또 다른 흥행작인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처럼 감독판이 나왔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그는 "모든 배우들이 마찬가지일 거다. 영화를 처음 보면서 '내 분량 저거보다 훨씬 많았는데 왜 다 잘렸지?' 하는 아쉬움이 많을 거다. 저도 마찬가지"라며 "영화가 정말 잘 돼서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처럼 '백두산: 디 오리지널'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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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준평의 캐릭터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이병헌은 "처음부터 그런 능청스러움이 시나리오에 있었다. 러시아 말 쓰면서 자신은 러시아 사람이라며 겉으로 보이는 것만 믿지 말라고도 하는데 '캐릭터가 어떤 느낌이겠구나' 하고 느껴졌다"며 "능청스러움, 빈틈이 보이기도 하면서 어떤 순간에는 날카롭고 냉철한 면모가 있다. 뭐라고 한마디로 설명하기 힘든,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로 만들어가면 되겠구나 했다"고 말했다.

부성애 연기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보고 연기를 할 때 아무리 현실에 닿아있는 이야기더라도 읽다보면 경험한 것보다 경험하지 않은 게 더 많다. 초현실적인 일들이 많다"며 "그러면 배우는 상상에 많이 의존하면서 연기한다. 운좋게 내가 경험했던 감정이 이 안에 있으면 그게(감정 이입이) 되게 빨리 온다. 그러면 그 감정을 조금 더 자신있게 연기한다. 아이가 있는 배우다 보니 이런 상황까지 경험해보지 않더라도 결혼을 안한 미혼의 배우보다는 쉽게 그 감정에 다가가지 않을까 한다"고 털어놨다.

아역배우 김시아와의 호흡에 대해서도 전했다. 이병헌은 "(김시아와의 마지막 장면이)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신이었는데 전체적인 발란스를 위해 편집을 한 것 같다. (헤어지기 전) 뭔가를 더 해주고 싶은데 그게 더 커지면 발란스가 안 맞을 수 있겠다 했다"며 "(김시아가) 너무 연기를 잘했다. (김시아의) 어머니에게 '우리나라 훌륭한 배우가 탄생할 것 같다'고 '미리 축하드린다'고 했다"고 진심 어린 칭찬을 이어가 눈길을 끌었다.

또 카메오로 출연한 전도연과의 '협녀' 이후 오랜만의 재회에 대해 "(전도연 카메오는) 나도 몰랐다"며 "촬영 당일 안 것은 아니지만, 바로 직전에 얘길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강력한 배우가 한 신에 나와서 관객들을 놀라게 하고, 영화 풍요롭게 하는 좋은 측면이 있지만 너무 강한 배우가 확 나와서 스토리 보다 더 세게 그 신에서 놀라면 감정 몰입에 도움될까 그런 걱정도 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그걸 어제 영화 끝나고 손님들에게 물어봤더니 그래도 리준평의 가족사에 대한 레이어를 확고히 만들어놨어서 오히려 좋았다고 하더라. 어떻게 보면 조금 더 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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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과 하정우의 만남에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이병헌은 하정우에 대해 "정말 순발력이 있는 친구더라. 순간순간 재치가 참 뛰어나다. 평소에 대화를 나눌 때도 유머센스나 재치가 느껴진다"며 "연기할 때 그런 것들이 적용 안 되는 사람이 있다. 평소에 유머 감각과 재치가 넘치는데 카메라 앞에 서면 자기의 센스를 적재적소에 활용 못하고 교과서적으로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평상시 자신의 유머 센스를 고스란히 백분 활용할 줄 아는 배우가 있는게 그게 하정우"라고 칭찬했다.

이병헌은 "애드리브도 많았던 것 같다. 많은 것 중에 잘린 부분도 있지만 예를 들면 화장실이 급해서 장갑차에서 잠깐 내려서 드라마 '다모' 얘기하는 부분이 그렇다. '다모' 얘기는 원래 있었는데 뒤의 이야기는 거의 애드리브였다"며 "상점에서 콜라마시는 신에서도 맛에 대해 얘기하는데 다 애드리브였다. 줄임말을 한번 하다 보니까 영화 속에서 재미있게 계속 쓰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백두산'의 완성도 높은 CG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병헌은 "요즘은 한국에서 '이 정도면 잘 만들었지'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또 한 번 성장했다고 생각한다"며 "할리우드는 영화를 찍기 벌써 몇달 전에 CG 그래픽으로 다 장면을 만들어놓는다. 굳이 배우가 대본을 안 읽어도 그 장면을 보면 어떻게 흘러가는지 뭘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게끔 한다"며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도 그런 것들이 있더라. 건물이 무너지거나 돌이 날아오거나 어느 정도인지 알지 못한 채로 연기하면 액션과 리액션이 매칭이 안 된다. 그런 것을 명확하게 얘기하는 게 필요했는데 (한국 CG 수준이 할리우드 만큼) 올라왔다 생각한다. 이젠 거의 똑같지 않나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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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은 자신에 대한 대중의 기대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내가 생각하는 배우로서 내 모습과 영화 팬이 기대하는 모습은 다르다 생각한다. 팬들이 기대하는 모습은 코믹한 모습, 슬퍼하는 모습, 혹은 액션 잘하는 멋있는 모습이라 생각했는데 뭔가 결핍된 느낌의, 결핍돼서 연민이 느껴지는 그런 게 이병헌 배우가 사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 예상 못했던,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이병헌은 "아직도 연기를 잘 모르겠다. 그냥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의문을 갖고 사는 것 같다. 연기하는 게 맞는 것, 틀린 것 정답이라는 게 없지만 잘 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 의심을 갖고 가면서 하고 있는 것 같다"는 고민을 전했다. 또한 "내가 뭘 했어도 내 진심을 다해서 연기했다고 생각하면 그날 하루종일 기분이 좋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향후 할리우드 활동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병헌은 "아직 할리우드에선 '내가 이런 작품을 하니 6개월만 기다려주세요' 그런 게 안 된다. 원톱 주인공도 아니고 여러 주인공 중 한 사람을 뽑거나 혹은 조연이거나 하는 역할에 캐스팅되는 상황인데 그쪽에선 '네가 우리한테 맞추라'는 식일 수 있다"며 "그러다 보니까 할리우드 작품을 하기 위해 국내 작품을 안 잡고 기다리고 있다가도 좋은 제안이 들어오면 (할리우드 작품이) 아쉽게 엇나가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그게 인연이겠거나 한다"고 털어놨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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