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 군소야당 대표들, 선거법 최종 담판 돌입... 與의 수정안 받을까

바른미래·정의당·평화당·대안신당 4당 대표 만나 이중등록제·연동형 캡·석패율제 이견 조율
4+1, 오는 20일 前 수정안에 합의할 가능성 거론

정의당 심상정(가운데) 대표가 12일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선거제 개혁안 본회의 상정 및 후퇴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심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대안신당 유성엽 창당준비위원장이 18일 오전 11시부터 회동을 갖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안 수정안 논의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과 범여권 군소야당이 구성한 '4+1' 협의체에서 수정안 세부 내용을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군소정당 대표끼리 담판에 나선 것이다. 여기서 의견이 좁혀질 경우 민주당과 최종 담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4+1은 이런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오는 20일 전에 선거법 개정안 수정안에 합의를 이뤄낼 것이란 관측도 여권에서 나오고 있다.

◇연동형 캡, 석패율제, 이중등록제 놓고 군소정당 대표 담판

4+1 협의체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선거법 개정안 수정안의 쟁점은 이른바 연동형 캡(cap·상한) 적용 문제와 석패율(惜敗率)제 도입 문제다. 민주당은 '지역구 250석+비례대표 50석'에 비례대표 30석에만 연동률 50%를 적용하는 연동형 캡 적용을 주장하지만 정의당 등 군소야당은 비례대표 50석 전체에 50% 연동률을 적용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석패율제는 민주당·평화당·대안신당이 부정적이고 바른미래당·정의당은 도입하자는 입장이다.

지역구 출마자가 비례대표 후보로도 동시에 등록할 수 있는 '이중등록제'도 전날 회동에서 거론됐다고 한다. 민주당은 석패율제를 도입하지 않는 대신 이중등록제를 정의당에 제안했는데, 정의당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이중등록제야말로 (석패율제보다 더) 중진의원 구제 장치처럼 돼 있다"면서도 "최대한 합의를 만들어가자는 방향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이중등록제에 대해서는 바른미래당 당권파가 반대하면서 군소야당 간에 또다시 이견이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은 '연동형 캡 30석, 석패율 당별 6석' 혹은 '이중등록제 도입시 연동형 캡 35석'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룰보다야⋯" 군소야당, 극적 합의 이룰 수도

그러나 바른미래당·정의당·평화당 3당 대표가 이날 세부 쟁점에서 민주당이 주장하는 수정안에 동의하면 최종 합의 과정을 거쳐 이르면 오는 20일 본회의에 수정안을 상정해 표결 처리를 시도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애초 군소야당이 의석 확대를 위해 선거법 개정을 추진한 만큼, 현행 선거법으로 내년 4·15 총선을 치르는 것보다는 민주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조금이라도 개정하는 게 낫다고 볼 것이란 얘기다.

이와 관련, 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선거법이 결국 문제인데 석패율제를 받을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문제가 조금 남았고, 세부적인 문제가 있지만 큰 틀에서는 잡혀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해법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설 최고위원은 '본회의에서 언제쯤 처리할 것으로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4+1 안에서 수정안 합의는) 20일은 넘어가지 않을 것 같다"며 "(4+1 협상은) 금주 내로 정리가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다만 한국당은 공식적으로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250+50'에 비례대표 30석에만 연동률 50%를 적용하는 수정안을 4+1에서 관철해 한국당과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국당 일부에서는 그 정도 안이라면 사실상 실질 연동률이 20%대로 낮아져 협상해볼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설 최고위원은 "문제는 한국당과의 선거법 협상인데, 한국당과의 협상은 조금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한국당 일부에서는 만약 준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가 도입될 경우, 비례대표 후보만 내는 비례대표 전문 위성정당을 창당해 선거에 임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따르면 지역구에서 의석을 많이 확보한 정당일수록 비례대표 의석 배분에서 불리해, 차라리 정당을 둘로 나눠 지역구 따로 비례대표 따로 입후보하자는 것이다.

[김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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