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이 12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연합뉴스 특파원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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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축구를 60년 만에 동남아시아 최강자로 올려놓은 박항서(60) 감독이 결승전에서 심판에게 항의하다가 퇴장당한 것에 대해 “선수들이 더 부상하지 않도록 하려고 거칠게 항의하다가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12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좋은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상대 팀 선수에게 경고해야 하는데 몇 번이나 주지 않는 장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3-0으로 15분 정도 남아서 승부는 끝났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또 “심판들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상의 심판이 오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대기심이 저를 코치라고 생각했는지 나가서 지휘할 때마다 주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결승전 후반 32분 세 골 차이로 사실상 승부의 추가 베트남 쪽으로 기울었을 때, 박 감독은 인도네시아의 거친 파울에 베트남 선수가 그라운드에 나뒹굴자 부심에게 강하게 항의했다가 퇴장당했다.
박 감독은 ‘베트남의 올림픽과 월드컵 진출 기대감’에 대해 “세계의 벽은 생각만큼 낮지 않다. 굉장히 높다”며 “올림픽과 월드컵에 나가려면 장기적인 플랜이 필요하고 그렇지 않으면 쉽지 않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향후 한국 대표팀을 맡을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한국에는 저보다 젊고 유능한 사람이 많다”면서 “제 조국에서 저의 축구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손흥민 선수의 70m 질주 원더골’에 대해선 “70∼80m를 질주해 골을 넣는다는 것은 축구 선수로서 쉽지 않은데 최상의 리그에서 그렇게 해 축구 선배로서 정말 자랑스럽다”로 했다. 이어 “손흥민이 기술적, 체력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라며 “베트남 선수들에게 자료로 보여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 감독은 “한국인 지도자로서 항상 책임감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저의 조국인 한국 축구 팬들이 항상 많이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박 감독의 지휘 아래 베트남 축구는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을 시작으로 아시안게임 4강 신화와 10년 만의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을 달성하는 등 베트남 축구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이번 동남아시안(SEA) 게임에서 60년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레이스에서도 G조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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