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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트럼프가 마음대로 주한미군 못 줄이게… 美상하원 '현 2만8500명 유지' 법안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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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과 거래한 곳도 제재 의무화

미국 상·하원이 행정부가 주한 미군을 현재 수준인 2만8500명 이하로 마음대로 감축할 수 없도록 내년 국방수권법(NDAA)에 명시하기로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면서 주한 미군 감축을 협상 카드로 쓸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의회가 법률로 제한을 둔 것이다.

미 상·하원 군사위원회는 9일(현지 시각) 2020년 국방수권법 합의 보도자료를 내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재래식 무기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 경제제재와 신뢰할 수 있는 억지력 유지가 필수"라는 의회의 인식을 표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국방수권법은 미 의회가 매년 국방 정책 목표를 명시하고 이와 관련한 예산 및 지출을 포괄적으로 규정하는 법안이다. 이 국방수권법은 이르면 이번 주 중에 미 상·하원을 통과할 수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미 의회는 법안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배치되는 병력을 2만8500명 이하로 줄이는 것을 금지했다. 올해(2019년) 국방수권법에서는 주한 미군을 2만2000명 이하로 감축할 수 없도록 했던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의 주한 미군 감축 자체를 막으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예외 조항'을 활용해 주한 미군을 감축할 여지는 열어뒀다. 미국의 안보 이익에 부합하고, 감축 정도가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를 훼손하지 않음을 입증하고,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맹국과 적절한 협의를 거친 경우 감축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을 3개 뒀다. 미 국방부 등에서 주한 미군 감축이 미국의 안보를 훼손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고서 등으로 의회에 입증하면 감축할 수는 있는 것이다.

실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지난 6일 기자들에게 중동 추가 파병설을 부인하면서 "우리는 항상 군사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 내 말은 한국에 있는 사령관들과 중동에 있는 우리 사령관들이 그런 대화를 해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주한 미군도 재배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의회는 북한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한 개인과 기업·단체에 대한 제재)도 의무화하는 길을 열었다. 지금까지 미국의 대북 제재는 행정부의 판단이나 그때그때 정치적 상황, 대북 협상 상황 등에 따라 발표돼 왔다. 의회는 북한의 석탄, 광물, 섬유, 원유, 석유 제품 수출입에 의무적으로 제재를 부과하도록 했다. 또 북한과 거래하는 금융기관도 추가로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

의회는 또 한국과 일본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필수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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