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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소믈리에 같은 위스키 자격증 따볼까

중앙일보 김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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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소믈리에 같은 위스키 자격증 따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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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김대영의 위스키 읽어주는 남자(46)



소믈리에라는 직업이 있다. 사전을 찾아보면 ‘고객에게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해주고 서빙해주는 사람’이라고 나온다. 이들은 와인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함께 테이스팅으로 다양한 와인의 향과 맛을 기억한다. 소믈리에를 두어 번 만난 적이 있는데, 음식과 궁합이 딱 맞는 와인을 추천해줘 좋았던 기억이 있다. 그렇다면 위스키는 어떨까? 위스키도 소믈리에 같은 자격증이 존재할까?

미국인 마크 패턴 씨는 내가 주최한 위스키 시음회에서 처음 만났다. 부인과 함께 시음회에 온 그는 집중해 위스키를 음미했고, 위스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미국 위스키인 버번 위스키에 대한 지식이 매우 해박했다. 알고 보니 ‘이그젝티브 버번 스튜어드(Executive Bourbon Steward)’라는 버번 위스키 관련 자격증을 가지고 있었다. 위스키 자격증이라니. 위스키 마니아에겐 호기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자격증이라 그에게 구체적으로 물어봤다. 마크 패턴 씨는 기업 등을 거쳐 2003년부터 조직 개발 HRD 전문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기업문화, 조직, 인사, 서비스, 고객, 리더십 분야에서 20여년 경력의 소유자다. 1996년부터 국내 경영대학에서 객원교수로 강단에 서기도 했다.

버번 위스키를 설명하고 있는 마크 패턴 씨. [사진 오숙현]

버번 위스키를 설명하고 있는 마크 패턴 씨. [사진 오숙현]



Q. 버번 자격증은 언제, 누구에 의해 만들어졌나요?

A. 2014년 스테이브 앤 시프 소사이어티(Stave & Thief Society)에 의해 ‘공인버번스튜어드’가 창설되었습니다. 기초적인 ‘버번 스튜어드 자격증’과 보다 전문적인 ‘이그젝티브 버번 스튜어드’가 있습니다. 자격증을 따려면 버번 위스키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증류부터 숙성까지, 그리고 버번 위스키의 역사, 향과 맛 등을 공부해 시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Q. 시험은 어떻게 치러지나요?

A. 이그젝티브 버번 스튜어드 자격증을 예로 들면 영어로 된 필기시험(50문제)을 풀어야 합니다. 그리고 시향실에서 위스키 스피릿의 ‘헤드,하트, 테일(위스키를 증류할 때 만들어지는 스피릿 종류)’을 구분해내야 합니다. 또 버번 플라이트라고 해서 위스키 테마를 정하는 시험을 칩니다. 스스로 버번 메뉴를 구성하고, 왜 그렇게 구성했는지 설명하는 겁니다.

다양한 버번 위스키의 세계. [사진 김대영]

다양한 버번 위스키의 세계. [사진 김대영]



Q. 이 자격증은 몇 명이 가지고 있나요?

A. 2019년 11월 현재 버번 스튜어드 프로그램을 수료한 사람은 총 2666명이고, 매달 20~30명 정도가 수강하고 있습니다.


Q. 미국인이 아닌 외국인도 자격증을 딸 수 있나요?

A. 국적은 상관이 없습니다. 단, 켄터키 문샤인 유니버시티에서 수강 후 시험을 치러야 합니다.

Q. 자격증 취득 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A. 저는 특별히 없었습니다. 원래 관심이 있던 분야에 대해 전문지식을 쌓아가는 일이라 즐거웠습니다. 현재 위스키 소믈리에 자격도 가지고 있는데, 양쪽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Q. 왜 버번 자격증을 취득하셨나요?

A. 버번에 대해서 보다 깊은 이해를 얻고, 설명을 더욱 잘 하기 위한 전문적인 지식을 원했습니다. 그리고 STS 회원으로서 세계적인 버번 산업의 인맥도 형성하고 싶었고요. 또 한국에 버번을 소개할 때, 보다 전문적이고 검증된 자격과 배경을 갖추고 싶었습니다.


버번 스튜어드 자격을 증명하는 챌린지 코인. [사진 마크 패턴]

버번 스튜어드 자격을 증명하는 챌린지 코인. [사진 마크 패턴]



Q. 처음 버번 위스키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고향이 켄터키라 어릴 적부터 버번의 향을 맡으며 자랐습니다. 술은 한국에서 배웠지만 오랜만에 고향을 방문해 증류소 투어를 하면서 버번의 매력에 다시 빠져들었습니다.

Q. 한국에 버번 위스키를 알리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A. 버번의 맛을 알리기 위해 2014년부터 ‘한국버번위스키클럽’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SNS 채널을 통해 버번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또 시음회, 칵테일 모임, 바 투어, 마스터 클래스 등의 모임을 통해 버번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이 한국의 버번 저변 확대를 가져왔으면 좋겠습니다. 비싸고 희귀한 버번도 좋지만, 다양한 가격대에 즐겁게 마실 수 있는 버번도 많습니다. 저를 통해 많은 한국 사람들이 버번에 대해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버번을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미국 위스키 시음회에서 잔에 위스키를 따르고 있는 마크 패턴 씨. [사진 김대영]

미국 위스키 시음회에서 잔에 위스키를 따르고 있는 마크 패턴 씨. [사진 김대영]



중앙일보 일본비즈팀 과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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