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곽영래 기자] 선수협 이대호 회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youngrae@ose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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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길준영 기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KBO의 샐러리캡 도입 방안을 수용했다. 하지만 이제 논의가 시작된만큼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선수협은 지난 2일 서울 서울 임페리얼 펠리스호텔에서 총회를 열고 KBO 이사회의 리그 제도 개선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투표에 부쳤다. 투표 결과 찬성 195표, 반대 151표로 개선안을 수용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KBO의 개선안에는 FA 취득 기간 단축, FA 등급제 도입, 외국인선수 출전 확대, 육성형 외국인선수 제도 도입, 1군 엔트리 확대, 최저연봉 인상, 부상자명단 제도 도입 등 다양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중 선수협이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한 개선안은 샐러리캡 도입이다.
샐러리캡은 한 팀이 선수 연봉으로 쓸 수 있는 금액을 제한하는 제도다. NFL(미국프로풋볼리그), NHL(북미아이스하키리그), NBA(미국프로농구) 등 미국 프로스포츠에서는 일반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메이저리그가 시행하고 있는 사치세 역시 일종의 샐러리캡으로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V리그(한국프로배구)와 KBL(한국프로농구)이 샐러리캡을 시행하고 있다.
일단 선수협이 샐러리캡 도입을 수용하면서 관련 논의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하지만 선수협과 구단들이 합의에 이르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샐러리캡을 도입한다’는 대명제에는 선수협이 동의를 했지만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수협 이대호 회장은 “이사회 개선안을 보면 샐러리캡을 도입한다는 말만 있을 뿐 구체적인 세부 사항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하는데 무작정 받아들일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찬성 결과는 조건부 수용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KBO 류대환 사무총장은 “샐러리캡은 저번 이사회에서 처음 상정된 내용이다. 이사회에서도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하다. 샐러리캡은 구단들의 중장기 경영전략에 관련된 내용이다. 그렇다보니 아직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정해진 것이 없이 선수협으로 안건이 넘어갔다. 선수협의 생각을 듣고 조속한 시일내에 실행위원회와 이사회를 열어서 관련 내용을 논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샐러리캡 논의가 이제 시작단계라고 설명했다.
아직 샐러리캡을 도입하는 것만 결정됐기 때문에 KBO리그에 도입될 샐러리캡이 어떤 제도가 될지는 알 수 없다. NFL, NHL 등과 같이 매우 엄격하게 샐러리캡을 관리하는 하드 샐러리캡이 도입될 수도 있고 NBA처럼 각종 예외규정을 두거나 메이저리그처럼 사치세를 부과하는 방식의 소프트 샐러리캡을 선택할 수도 있다.
하드 샐러리캡의 경우 샐러리캡을 초과할 시 선수 계약이 금지되거나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을 박탈하는 등 강도 높은 징계가 뒤따른다. 반면 소프트 샐러리캡은 예외 규정이 다양해 어느정도 샐러리캡을 초과하는 것이 인정되거나 일정 금액의 벌금만 부과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어떤 방식의 샐러리캡이 도입되느냐도 중요하지만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은 역시 샐러리캡의 상한선이다. 어느정도가 기준이 될지, 상한선 결정 방식은 어떻게 할지 등 해결해야할 점도 많고 선수들의 우려도 크다. 이대호 회장은 “선수들이 가장 걱정한 부분은 샐러리캡의 상한선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샐러리캡의 상한선 못지 않게 하한선 역시 고려해야할 부분이다. V리그의 경우 샐러리캡의 70%, NBA는 90%를 의무적으로 지출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선수 연봉 지출 금액이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부족분만큼 제재금을 부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대호 회장은 “젊은 선수들은 샐러리캡의 하한선이 어떻게 될지에 가장 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샐러리캡 도입에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가능성이 높다. 구단과 선수간에 의견차가 상당하고 구단과 구단, 선수와 선수간에도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선호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 KBO와 선수협이 어떤 합의점을 찾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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