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EPA=연합뉴스] |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과밀 문제가 심각한 그리스 에게해 섬의 이주민·난민들을 일부 받아들이기로 했다.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2일(현지시간) 그리스 레스보스섬에 수용된 이주민·난민을 데려오고자 폴란드 출신 크라예브스키 추기경을 현지에 특사로 보냈다.
에게해에 있는 레스보스섬은 키오스·사모스·레로스·코스 등의 섬과 함께 터키에서 유입된 여러 국적의 이주민·난민이 대규모로 수용된 곳이다.
크라예브스키 추기경은 오는 4일 이탈리아 로마로 귀국할 때 이곳 이주민·난민 33명과 함께 비행기에 탑승할 예정이다.
교황은 이날 그리스로 향하는 크라예브스키 추기경에게 그리스 국민 및 난민들과 깊은 연대를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이달 말 그리스에서 10명의 이주민·난민들을 추가로 데려올 계획이라고 한다.
교황의 이번 이주민·난민 수용 계획은 이탈리아 정부와의 협력 아래 추진돼왔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리스 레스보스섬의 한 난민 캠프 전경. [AFP=연합뉴스] |
교황은 앞서 2016년 4월엔 그리스 레스보스섬을 방문했을 당시 내전을 피해 넘어온 시리아 출신 세 가족을 이탈리아로 데려와 거처 등을 제공한 바 있다.
올 5월엔 아프가니스탄과 카메룬, 토고 등의 어린 난민과 가족들을 추가로 데려오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하기도 했다.
교황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가톨릭계에선 인간적인 삶을 되찾고자 고통스러운 여정을 자처한 이주민·난민들을 적극 받아들이고 그들에게 인간적인 유대를 보여줄 것을 전 세계에 호소하려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본다.
그리스는 레스보스섬을 비롯한 에게해 5개 섬에 설치된 이주민·난민 캠프의 과밀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들 섬에 거주하는 이는 총 3만8천여명으로 201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레스보스섬의 경우 3천명 정원의 5배인 1만5천명 이상이 수용돼 보건 위생 문제는 물론 수용자들 간 폭력 문제도 심각하다.
그리스 당국은 과밀 문제 해결을 위해 유럽연합(EU) 차원의 지원을 호소하고 있으나 뚜렷한 대응책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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