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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황교안, 단식 중단 나흘만에 당무 복귀... 유승민의 보수통합 조건 사실상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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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패이고 수염 안 깎는 등 초췌한 모습
공수처법·선거법 저지, 3대 친문 국정농단 심판, 보수통합·공천쇄신 추진 의지 강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단식 농성 중단 나흘 만인 2일 청와대 앞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다. 황 대표는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강행 처리를 포기하라고 요구하며 지난달 20일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단식 8일째인 지난달 27일 밤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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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가운데) 대표가 2일 오전 당 현장 최고위 회의 참석을 위해 청와대 앞에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도읍 비서실장, 전희경 대변인, 황 대표, 김성원 대변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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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30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 설치된 단식 농성 천막 근처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 회의에 참석했다. 지난 27일 밤 의식을 잃고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실려가 이튿날부터 주위 만류로 단식을 중단한 지 나흘 만에 공식석상에 처음 나타난 황 대표는 볼이 패이고 수염을 깎지 않은 초췌한 모습이었다. 그는 회의에 앞서 자신이 병원으로 실려간 이후 청와대 앞 천막에서 동조 단식 농성에 들어간 정미경·신보라 최고위원을 찾았다. 황 대표는 "고생 많으시다. 쉽지 않은 일을, 나라를 살리기 위해 몸을 던져주셔서 감사하다"며 "국민들과 당원들이 두 사람의 진심을 알았으니 단식을 멈추고 새로운 투쟁으로 들어가자. 몸을 추스르고…"라고 했다. 황 대표는 이어 맞은편에서 6일째 동조 단식 중인 '청년화랑' 김현진 대표를 찾아 "너무 힘들죠. 힘내세요"라며 눈물을 손수건으로 닦아줬다.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 회의 모두 발언에서 "(단식 현장에) 많은 국민이 찾아오고 함께 한 것에 대해 깊이 감사를 드린다"며 "저는 오늘 구국의 일념으로 다시 시작하겠다. 진정 국민을 위한 정치를 실현해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제가 단식을 시작한 목표 세가지 중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는 연장되었으나 공수처법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에 대한 여권의 밀어붙이기는 아직 진행중"이라고 했다. 그는 "(유재수·황운하·우리들병원 사건 등) 문재인 정권 3대 국정농단 의혹을 국정조사 등을 통해 샅샅이 파헤치고 주모자를 정의의 심판대에 올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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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지난달 28일부터 5일째 단식 농성중인 정미경(왼쪽), 신보라 최고위원을 격려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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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는 또 "(단식하는 동안) 많은 교훈을 얻었고 다시 결심하게 됐다. 국민은 한국당이 다시 태어나길 간절히 바란다고 확신하게 됐다"며 "(한국당이) 그간 너무 태만했다고 반성했다"고 했다. 이어 "저는 국민의 명을 받아서 과감한 혁신을 이뤄내겠다"며 "변화와 개혁을 가로막으려는 세력들을 이겨내겠다. 필요하다면 읍참마속하겠다"고 했다. 내년 총선에서 과감한 인적 쇄신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또 "그동안 (보수 진영) 통합 논의가 다양하게 지속됐다"며 "통합의 명제는 자유민주 진영의 통합은 과거로 다시 돌아가는게 아니라 미래로 나아가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새로운 가치를 정립하고 국민 중심, 국민 눈높이에 맞는 통합이 돼야 한다"며 "기득권 정치권이 빼앗은 국민의 주권을 돌려드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간 통합 논의를 하면서 몇개 제안도 있었다. 탄핵이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함께 성찰하면서 탄핵의 문제를 역사의 평가에 맡기자(는 의견), 미래지향적이고 개혁적 보수 가치를 정립하자, 보수 중도의 자유민주 세력이 함께하는 새로운 통합하자는 제안 등이다"며 "이는 저의 생각과 전혀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유승민 의원 측이 주장해온 보수 재건의 조건을 사실상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이제 통합도 구체적인 실천에 옮길 때"라며 "문정권을 확실히 심판하고 미래에 희망을 주는 강력한 대안 정치 세력을 만들기 위해 자유민주주의 세력 모두가 나서야 한다. 국민이 앞장서서 독려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단식 이전의 한국당과 그 이후의 한국당은 확연이 달라질 것"이라고도 했다.

[김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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